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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 주문 15배 늘자, 배민도 '단건 배달'···문제는 적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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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배달의 민족이 쿠팡이츠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주문 한 건만 곧장 배달하는 '단건 배달'을 6월 1일부터 실시한다.

배달의 민족이 쿠팡이츠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주문 한 건만 곧장 배달하는 '단건 배달'을 6월 1일부터 실시한다.

배달 앱 배달의민족이 쿠팡이츠의 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단건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 배민은 현재 라이더(배달 기사)가 다섯건 안팎의 주문이 모이면 배송하는 묶음 배달을 시행중인데 주문 쿠팡이츠가 한 건만 곧장 배송하는 단건 배달 서비스를 선보여 배달 시장을 흔들고 있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12일 "6월 1일부터 단건 배달을 하는 ‘배민1’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배민 관계자는 “최근 시장 경쟁 상황이 단건 배달로 가는 추세고,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어서 단건 배달 위주의 배민1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단건 배달은 묶음배송에 비해 배송 시간은 적게 걸리지만 배달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배달 기사들은 수익이 적어 기피하지만, 소비자들은 주문한 음식을 빠르게 받을 수 있어 선호한다. 쿠팡이츠는 단건 배달을 실시하며 주문자가 음식점 주인이 지급해야할 배달비를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앱서비스 평가사인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단건 배달을 도입한 쿠팡이츠의 일평균 사용자 수가 지난해 초 2만9800명에서 같은 해 말 46만여명으로 15배 이상 늘었다.

배민은 장기적으로 묶음 배달 중심의 기존 상품인 배민라이더스를 폐지하고 배민1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배달은 똑같이 지입 계약 기사(배민라이더)들이 맡는다. 배민1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음식점은 배민에 내는 중개 이용료로 주문 금액의 12%, 배달 기사에게 6000원을 각각 내야 한다. 다만 배달 기사에게 가는 6000원은 음식점 주인이 자체 부담할 수도, 주문자에게 부담시킬수도 있다. 배민은 배민1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90일 동안은 중개 이용료와 배달비를 각각 1000원과 5000원으로 고정하기로 했다.

업계에 따르면 단건 배달에는 배달기사에 지급하는 배달비만 평균 6000원 이상이 들어간다. 쿠팡이츠는 단건 배달에 필요한 배달 기사를 구하기 위해 서울 강남 등 주요 상권에서 주문이 몰리는 시간에는 건 당 2만원 이상을 지급한 경우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민이 단건 배달을 꺼리는 라이더를 확보하기 위해 배달비 일부를 지원하고 쿠팡이츠처럼 건당 2만원 이상을 내거는 출혈경쟁을 하면 연간 수천억 이상의 적자가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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