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남성에게도 6개월 출산휴가 허용 추진

중앙일보

입력

영국 정부가 남성에게도 6개월간의 무급 출산휴가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정부는 신생아를 둔 아빠에게도 6개월간의 무급 출산휴가를 낼 수 있는 법적 권리를 부여하면 맞벌이 부부가 많은 현대 사회의 '가정 복지'가 크게 증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0일 BBC 등 영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상산업부의 앨런 존슨 장관은 금주 중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육아 휴가 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영국은 현재 출산한 여성에게는 2주간의 유급 출산휴가를 주고 있다. 이 기간 중 출산한 여성은 정부로부터 주당 106파운드(약 18만원)의 보조금을 받으며 급여도 100% 보장받는다.

통상산업부가 마련한 개혁안은 2주간의 유급 출산휴가 이외에 추가로 5개월 반의 무급 출산휴가는 여성들에게 제공하되 여성이 직장에 복귀하면 남성에게도 같은 기간의 무급 출산휴가를 신청한 권리를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통상산업부는 사상 처음으로 신생아를 둔 부부가 출산 후 6개월 동안 육아 책임을 분담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돼 가정 복지 향상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재계는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재계는 영국의 400만 중소기업들 가운데 95%가 직원이 5명 이하이기 때문에 여성과 남성 근로자들이 번갈아 가며 장기 육아 휴가를 사용하면 경영난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재계는 2007년에는 약 40만명의 남성 근로자들이 무급 출산휴가를 신청할 수 있는 상태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게다가 기업 독자적으로는 출산을 한 주부가 직장으로 복귀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여성과 남성이 이중으로 6개월간의 출산휴가를 가는 등 남용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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