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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與 반성문에 "여성주의에만 올인한 결과"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5일 서울시장 선거운동이 시작한 첫날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노원구 노원역 사거리에서 거리유세를 하고 있다. 이준석 노원구 당협위원장이 오세훈 후보를 소개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지난달 25일 서울시장 선거운동이 시작한 첫날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노원구 노원역 사거리에서 거리유세를 하고 있다. 이준석 노원구 당협위원장이 오세훈 후보를 소개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4·7 서울·부산 재보궐선거 결과가 나온 뒤 여당에서 연일 '반성문'을 쓰고 있다. 9일 더불어민주당 청년 의원들이 고개를 숙이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2030 남성의 표 결집력을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선거 당시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뉴미디어본부장 역할을 했다.

이날 오전 민주당 청년 의원들은 선거 참패 원인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의 대명사라고 생각했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들이 분노하고 분열한 것은 아닌가 반성한다"며 "재보선을 치르게 된 원인이 민주당 공직자의 성 비위 문제였음에도 당은 당헌·당규를 개정해 후보를 내고 피해자에 대한 제대로 된 사죄도 없었다"고 밝혔다. 민주당 초선 의원들의 반성문인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오영환, 이소영, 장경태, 장철민 등 20~30대 초선 의원들이 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입장문을 내기 전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오영환, 이소영, 장경태, 장철민 등 20~30대 초선 의원들이 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입장문을 내기 전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전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날 민주당 초선 의원들의 반성문을 거론하며 "민주당이 2030 남성의 표 결집력을 과소평가하고 여성주의 운동에만 올인했으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며 "유시민씨 같은 분은 '남성이 축구 보고롤(게임 '리그오브레전드') 하느라 여성보다 공부를 안 하니 여성보다 불리하다'는 어처구니없는 소리나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그렇게 하다가 정작 박원순 시장 성 추문 앞에 서서는 페미니스트들이 만족하지 못할만한 이야기를 하고, 피해호소인 이야기를 하니까 페미니스트 표도 달아나서 20대 여성층에서 군소후보에게 15%를 뺏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여성주의 구호를 내면서도 정작 박 전 시장의 의혹에는 여성주의적인 시각과 다른 태도를 보여 2030세대 남·여 표 모두를 잃었다는 게 이 전 최고위원의 시각이다.

그러면서 이 전 최고위원은 "성 평등이라고 이름 붙인 왜곡된 남녀 갈라치기 중단하지 않으면 민주당에 20대 남성 표가 갈 일은 없다"며 "10만원 줘도 안 되고, 지하철 요금 40% 할인해줘도 안 되고, 데이터 5기가 줘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선거에서 박영선 후보 캠프가 내세운 2030을 대상으로 한 교통비 할인, 휴대폰 데이터 추가지급 등 공약을 비판한 말이다.

오 후보와 박 후보가 경쟁한 지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출구 조사 결과 20대 남성 72.5%는 오 후보를 선택한 것으로 관측됐다. 60대 이상 남성(70.2%)의 지지율보다 높았다. 반대로 20대 여성들은 44%가 박 후보에 투표한 것으로 예측됐다. 오 후보(40.9%)보다 박 후보를 더 많이 지지했다는 의미다. 여기에 20대 여성들은 군소 후보에도 15.1% 표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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