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 췌장이식수술 첫 성공

중앙일보

입력

당뇨병을 앓고 있는 20대 여성에게 어머니의 췌장 일부를 떼어내 이식하는 수술이 성공을 거뒀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한덕종 교수는 극심한 당뇨병을 앓고 있던 김모(22.여)씨에게 어머니 박모(46.여)씨의 췌장 일부를 떼어내 이식하는 수술을 지난달 29일 실시한 결과 보름이 지난 현재 김씨의 혈당이 정상상태로 돌아왔다고 14일 밝혔다.

지금까지 뇌사자의 췌장을 당뇨환자에게 이식하는 수술은 있었지만 생체 췌장이식은 이번이 국내 처음이다.

췌장은 인슐린과 소화효소 등 각종 호르몬을 만들어내는 장기로 정상 기능을 하지 못하면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아 당뇨병이 생긴다

이번에 수술을 받은 김씨는 10살에 당뇨병 진단을 받은 뒤 13살 때부터 체외에서 인슐린을 공급해주는 인슐린펌프를 착용한 것은 물론 매일 스스로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했다.

최근에는 당뇨병의 합병증인 말초신경병증에 걸려 다리가 저린 증상이 나타났으며 백내장 등 시력저하 현상도 있었다.

김씨는 수술 전 당뇨 수치가 424mg/dl로 정상인(70~120)보다 약 6배 정도 높았지만 지금은 정상 수치에 해당하는 120을 나타내고 있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특히 김씨는 수술 후 당뇨병을 조절하기 위한 인슐린 자가 주사와 인슐린 펌프 등 보조요법 일체를 끊은 채 정상생활을 하고 있다고 의료진은 덧붙였다.

한 교수는 "환자의 어머니가 딸의 당뇨병 치료를 위해 췌장이식수술을 원했다"면서 "췌장을 떼 준 어머니와 딸 모두 당뇨증세 없이 건강하게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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