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자궁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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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게 월경은 더이상 부끄럽거나 감춰야 할 대상이 아니다. 생리의 시작은 가임기를 알리는 축복이고, 부모가 되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매달 반복되는 월경이 때론 귀찮기도 하지만 폐경이 되면 못내 섭섭한 것은 바로 생리가 여성임을 확인시켜주는 상징적인 '사건'이기 때문이다. 생리는 여성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여성 생식기에 이상이 생기거나 배란 또는 내분비 대사에 문제가 생기면 생리의 빈도와 양은 여지없이 달라진다. 비정상적인 생리의 원인과 치료대책을 알아본다.

◆정상적인 생리는=가장 중요한 게 생리 주기다. 정상적인 가임기 여성의 생리 주기는 21~35일. 배란이 제대로 될 때 정상적인 생리는 생리시작 첫 2~3일간 약간의 생리통과 함께 양이 좀 많다가 차츰 줄면서 1주일 이내에 그친다.

생리로 인한 평균 실혈량은 주기당 20~60㎖ 정도. 이를 패드나 탐폰으로 측정할 경우 생리량이 가장 많은 날엔 3~5개의 패드를 사용하게 된다. 따라서 생리 주기, 기간, 양 등이 정상 범위를 벗어났다면 산부인과 진찰이 필요하다.

◆자궁 출혈시엔 암 의심할 수도=비정상적인 자궁 출혈의 원인은 나이, 생식기 이상, 혈액응고 장애, 전신 질환 등 다양하다. 또 특별한 이상 없이 나타나는 기능성 자궁출혈도 있다.

가장 흔한 이상은 피임약 등 호르몬제제 복용과 삽입 등으로 인한 불규칙한 자궁출혈이다. 특히 피임약 을 처음 복용하고 1~3개월째 흔히 나타난다.

임신 중에도 출혈이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임신 초기의 절박 유산, 아이가 사산한 상태인 계류 유산, 불완전 유산, 융모성 질환 등을 의심해야 하며 즉시 산부인과 진찰을 받아야 한다.

자궁의 양성 혹은 악성 종양(암)도 자궁출혈을 유발한다. 양성 종양인 경우 주로 과다 월경이 나타나며, 자궁내막에 폴립이 있을 땐 월경 사이에 출혈이나 불규칙한 출혈이 보인다. 악성 종양으로 인한 출혈은 평상시엔 괜찮다가 주로 성행위를 한 후 출혈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전신질환에 의한 자궁출혈 중 가장 흔한 것은 갑상선 이상(기능 저하증.항진증)이다. 또 당뇨나 혈액응고 이상도 원인이 될 수 있다. 특별한 질병 없이 초경이 시작된 뒤 생식기가 완전히 성숙되는 과정에서 부정기적으로 출혈이 나타나는 기능성 자궁출혈도 있다. 일종의 호르몬 불균형이 원인이다.

◆생리 이상이 있을 땐=부정기적 출혈, 희발 월경, 빈발 월경 등 생리 이상이 있을 땐 반드시 병원에서 한번쯤 점검을 받아야 한다. <표 참조> 혈액검사를 통해 혈액응고가 있는지, 갑상선 질환이나 유즙 분비 호르몬 이상이 있는지를 점검한다.

이런 병이 없는데도 생리량이 많을 때는 일상생활이 힘들거나 빈혈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대책을 세운다.

치료는 원인에 대한 치료가 급선무다. 만일 기능성 자궁출혈이라면 황체호르몬 등을 3~6개월간 복용하면 생리가 규칙적으로 바뀌면서 출혈도 정상화된다.

이 밖에도 폐경 여성은 여성호르몬 치료의 부작용으로, 또 질벽이나 자궁내막 위축 등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이런 원인이 없는데도 출혈을 한다면 자궁내막암.자궁 내막 폴립.자궁경부암.자궁내막 증식증.자궁경부암.자궁체암 등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암 검사를 해보는 게 안전하다.

◆도움말=신촌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김성훈 교수, 포천중문의대 분당차병원 산부인과 정상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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