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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안암병원,국내 최초로 여름철에 유행하는 레지오넬라균 진단시약 개발

중앙일보

입력

여름철에 특히 문제가 되는 폐렴 등을 일으키는 레지오넬라균을 신속하게 검사할 수 있는 진단 시약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최초로 개발됐다.

고려대 안암병원 감염내과 김민자, 손장욱 교수팀은 레지오넬라 균종의 공통항원인 펨티도글리칸 관련 지질단백항원(PAL, Peptidoglycan Associated Lipoprotein)성분을 이용하여 40여종 이상 전체 균종의 진단이 가능한 표지자(Marker)를 세계 최초로 밝혀내어 특허를 출원했다.

소변에서 레지오넬라균이 검출 안 된 경우(음성)소변에서 레지오넬라균이 검출 된 경우(양성)

(주)에스디와 공동연구로 개발된 신속진단시약은 레지오넬라균에 감염시 소변으로 분비되는 PAL항원을 소변 3방울로 약 5분만에 신속하게 검사 현장에서 진단하는 획기적인 제품이다. 이 방법은 기존의 소변을 이용한 임신진단테스트와 같은 원리로, 항원이 있는 시료를 가하면 모세현상으로 항원이 이동하여 항체가 고정되어있는 부분에 이르게 되면, 항원항체 결합이 일어나는 면역효소법을 이용하여 발색띠를 확인하는 기법이 사용됐다.

즉, 소변을 S(sanple,시료)부분에 떨어뜨리면 레지오넬라균체 성분이 있는 경우, 검사키트에서 항원항체 반응이 일어나 T(test, 레지오넬라 항체 고정부위)부분과 대조시약이 있는 C(control, 대조항원)부분 모두 붉은색 띠를 보이게 된다. 반면 소변에 레지오넬라균체 성분이 없는 경우, T부분에는 발색 띠가 나타나지 않고 C 부분에만 붉은색 띠가 나타나는 원리다.

최근 국내에 수입되어 사용하기 시작한 레지오넬라 진단법 중 래피드 타입의 수입시약은 레지오넬라 뉴모필라 제1혈청형(L.pneumophila SG 1)만을 검출할 수 있어 레지오넬라감염증의 진단에 있어 극히 제한적으로 사용될 수밖에 없는 단점이 있고, 보다 정밀하다고 인식되어 있는 ELISA 타입의 수입시약도 민감도가 45.5%로 현저히 낮다.

반면에 이번에 국내에서 개발된 ‘레지오넬라 항원 테스트’는 레지오넬라 폐렴으로 확진된 11명의 환자들과 대조군인 레지오넬라 감염의 증거가 없는 폐렴 환자 7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각각 민감도 72.7% 특이도 100%의 우수한 결과를 나타냈다. 또한 제1혈청형 이외의 다른 혈청형도 검출할 수 있어 광범위한 레지오넬라 균종의 감염 진단에 매우 유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위와 같은 연구결과는 2005년 10월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될 국제레지오넬라학회와 11월에 개최되는 대한감염학회에 발표될 예정이다.

김 교수팀은 지난 2002년 1월부터 레지오넬라 감염자 소변 중에 존재하는 PAL항원을 간편하게 진단할 수 있는 신속진단시약 개발에 착수하여 3년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레지오넬라 항원 테스트’를 개발했고, 식약청에 체외진단용의약품으로 품목허가 신청을 준비중에 있다. 김 교수는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로 인해 에어컨디셔너 같은 냉방시설을 통해 감염될 수 있는 레지오넬라증을 진단하고 그동안 국내 병원들에서 진단이 어려웠던 중증의 레지오넬라 폐렴을 쉽게 찾아냄으로써 조기에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해외에서 보고되고 있는 다른 레지오넬라 혈청군 진단에도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시약이 사용될 수 있어 국위선양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레지오넬라증은 레지오넬라 세균에 의한 감염증으로 지역사회 및 병원내 중증 폐렴의 주요한 원인이며, 또한 여름철 냉방시스템과 관련되어 발생하는 감염증으로 에어컨, 냉각수, 급수 시스템 등을 통해 우리 몸에 감염된다. 특히 이 감염증은 노인, 흡연가, 병원내 면역능력이 저하되어 있는 환자 군에서 집단적으로 폐렴을 유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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