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이 비죽비죽 … 민망하시죠?

중앙일보

입력

"아빠가 너무 덥다며 저녁은 나가서 먹자고 해서 온가족이 외식을 하러 갔다. 처음엔 기분 좋게 나섰다. 그런데 갑자기 아빠가 엄마에게 짜증을 냈다. 엄마가 사다 준 속옷이 자꾸 말려 올라간다고 했다. 이게 무슨 소리지? 또 엄마에게 칠칠치 못하다고도 했다. 속옷이 다 비친다면서 말이다. 나도 짜증이 났다. 엄마가 사준 브래지어가 너무 답답했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은 모처럼 외식하러 나갔다가 서로 짜증만 내고 돌아와버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더운 날씨 때문인 것 같다. 난 여름이 싫다."

정말 더운 날씨 때문일까요. 제대로 입지 않은 속옷이 더 문제 아닐까요. 속옷만 잘 입어도 한여름 불쾌지수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데요.

◆엄마! 가슴이 답답해요=비비안 우연실 디자인 실장은 우선 어머니의 역할을 강조했다. 보통 어머니들은 딸아이의 브래지어 사이즈를 제대로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냥 무조건 작은 걸로만 찾는 경우가 많아요. 대충 짐작해서 사는 경우도 많고요. 하지만 사이즈는 넉넉할 정도로 큰 것이 낫죠. 처음부터 너무 딱 맞는 걸 입히면 나중에 답답함 때문에 속옷을 제대로 입지 않으려 하거든요." 어머니의 세심한 관찰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또 "성장이 빠른 여자아이들 브래지어는 자주 바꿔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떤 어머니들은 한번에 여러 벌의 브래지어를 사서 1년 넘게 입히는 경우가 있어요. 그렇게 되면 하루가 다르게 가슴이 자라는 아이들이 답답해 하죠. 특히 더운 여름엔 더욱 그렇죠. 물론 체형 형성에도 안좋고요."

◆아빠! 다른 걸 입어보지 그래요?=보디가드 서미정 디자인 실장은 "남자들은 여름엔 트렁크(사각팬티) 대신에 시원한 소재로 만든 삼각팬티나 드로즈(신축성 있는 사각팬티)를 입는 것도 좋다"고 말한다. 여름이면 팬티가 땀에 젖어 더욱 잘 말려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럴 땐 땀을 잘 흡수하고 잘 마르는 특수 소재의 제품을 골라볼 만하다.

대부분의 남편은 아내가 사주는 속옷을 그냥 입게 마련이다. 우 실장은 "성인 남성들은 한번 입은 속옷의 스타일을 잘 바꾸지 않죠. 양복 바지를 입을 경우엔 트렁크가 시원하겠지만 청바지같이 통이 좁은 바지를 입을 땐 오히려 불편하죠"라고 말한다. 몸에 붙은 삼각팬티가 불편할 경우 한 사이즈 크게 입으면 적응하기 쉽다. 또 집에선 트렁크, 밖에 나갈 땐 삼각팬티를 입어보는 것도 괜찮다.

◆속옷이 너무 작은 거 아닌가요?=주부들이 속옷을 잘 입는 방법 역시 사이즈의 문제. 여름엔 몸에 붙는 옷을 많이 입는데 대부분 그런 옷을 입으면 속옷을 작게 입는 경우가 많다. 특히 몸집이 있는 어머니들은 작은 속옷을 입으면 살이 튀어나와 보이기 일쑤다.

우선 가슴과 브래지어 사이의 경계가 뚜렷해 가슴이 4개로 보인다면 컵의 크기가 가슴에 비해 너무 작은 것이다. 컵 사이즈를 한 치수 크게 입어야 한다. 또 등살이 툭 튀어나와 보인다면 밑가슴 둘레가 한 치수 더 큰 것을 착용한다. 단 밑가슴 둘레에 따라 컵의 크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컵의 크기가 너무 크지 않은 것을 잘 찾아야 한다.

겨드랑이 군살이 튀어나와 보인다면 와이어가 맞지 않다는 증거다. 브래지어를 벗었을 때 가슴에 와이어 자국이 뚜렷하게 생기는 것이 바로 와이어가 너무 작다는 증거다.

팬티나 거들도 기본적으로 작은 것을 입었을 때 문제가 발생한다. 브래지어 못지않게 겹살로 보이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몸에 붙는 바지를 입었을 경우 엉덩이가 네 부분으로 나뉘어 보이는 경우다. 팬티가 엉덩이를 충분히 감싸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팬티는 걸을 때마다 접혀 더욱 불편하다. 또 작은 거들로 배를 누르면 살이 밀려올라가 허리 살이 나올 수도 있다.

여름이라고 작은 속옷만 찾지 말고 자신의 정확한 사이즈를 확인해야 무더운 여름을 쾌적하고 즐겁게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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