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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속에 풍선 삽입 안 먹어도 배부르네

중앙일보

입력

고도비만 환자의 위장에 풍선을 넣어 식사량을 줄여주는 새로운 비만치료법이 국내 의료기관 두 곳에서 선보였다. '위장내 풍선삽입술'의 환자 사례를 발표한 의료기관은 강북삼성병원 비만체형관리 클리닉(소장 박용우)과 제일정형외과 소화기내시경센터(소장 유창달).

위장내 풍선삽입술의 원리는 간단하다.<그림> 인체에 무해한 실리콘 재질의 풍선을 식도를 통해 위장에 집어넣고, 생리식염수를 채워주는 것이다. 위장에 물풍선을 넣어 지속적인 포만감을 갖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뱃속에 풍선이 있으면 공복감을 느끼지 않고, 음식 섭취량이 줄어 과식.폭식 등 잘못된 식습관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 위풍선 삽입술은 1992년 유럽에서 시작돼 지금까지 10만여건이 시술된 것으로 보고돼 있다.

효과는 좋은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11월 국내 처음 강북삼성병원에서 위풍선 삽입술을 받은 임모(56.여)씨는 6개월 만에 20㎏을 뺐다. 시술전 체중은 120㎏, 체질량지수는 54 (25이상이면 비만). 다양한 다이어트 방법으로 실패한 그는 위풍선 삽입술 이후 식사량이 크게 줄면서 감량에 성공했다.

제일정형외과 소화기내시경센터에선 최근까지 9명에게 이 시술을 선보여 5명이 체중감량에 성공했다. 이중 안모(47.여)씨는 시술 전인 3월 25일 67㎏에서 70일만에 10㎏을 줄였다. 시술 기간이 짧은 다른 환자들은 대체로 한 달에 4~5㎏의 감량을 보이고 있다.

시술 대상자들은 식사.운동.약물요법으로 치료가 되지 않는 난치성 또는 고도 비만환자들이다.

위풍선 삽입술은 비교적 안전하다는 것이 시술의사들의 설명이다. 위에 집어넣은 뒤 며칠은 거북하고, 구역질이 날 수 있지만 약물로 진정시키거나 필요하면 제거하기도 한다. 제일정형외과 유창달 소장은 "기존에 위를 잘라내는 배리아트릭 위성형술은 전신마취를 하고, 입원을 하는 등 수술에 대한 부담이 컸다"며 "이 시술은 간단하고 안전하면서도 비슷한 효과를 내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보통 6개월 정도 지나서 풍선을 제거한다. 수면내시경으로 환자를 재우고 내시경으로 풍선을 터뜨려 생리식염수를 빼낸 뒤 식도를 통해 바람빠진 풍선을 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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