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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20대 지지율 느껴진다, 투표장 꼭 나가달라" [동행르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일 오후 3시 10분, 노원구 공릉동 경춘선숲길에 들어선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앞에 한 20대 남성이 멈춰섰다. “사진을 찍고 싶다”는 요청에 오 후보도 “물론이다”라고 화답하며 무릎을 굽혀 키를 맞췄다. 10m쯤 더 걷자 이번에는 운동복 차림의 젊은 커플이 다가와 오 후보에게 주먹인사를 청했다. 오 후보에게 짧게 질문했다.

20대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고 느껴지나.
느껴진다. 옛날하고는 많이 다르다. 작년(총선)하고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일 서울 노원구 경춘선숲길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1.4.1 오종택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일 서울 노원구 경춘선숲길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1.4.1 오종택 기자

사전투표일(2~3일)을 하루 앞둔 이날 오 후보는 오전부터 중랑구→종로구→성북구→노원구→도봉구 등 5개 자치구를 도는 유세일정을 강행했다. 이른바 이 ‘강북벨트’는 21대 총선에서 지역구 10곳을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했다. 전날까지 3일 연속 토론회 일정을 소화한 오 후보를 이날 오전 9시 중랑구 신내동 서울의료원 앞에서 만났다. 오 후보에게 ‘체력은 괜찮은가’라고 묻자 “체력 아직 괜찮습니다. 견딜 만 합니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의료원과 복지관 찾아 “상대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정도(正道)”

이날 첫 일정인 감염병 전담병원인 중랑구 신내동의 서울의료원에 들어선 오 후보를 송관영 서울의료원장이 7층 상황실로 안내했다. “몇 분이나 들어와 계신가”, “8월 말 9월 초, 피크(정점)일 때는 다 찼나” 등 질문과 답변이 오간 뒤 “시간 없으시고 바쁘신데…”라며 자리를 뜨려는 오 후보에게 상황실 직원 3명이 다가와 ‘셀카’를 요청했다. 오 후보는 “코로나19 현장에서 가장 고생한 의료진들인데, 듣자하니 지난해 지급돼야 할 감염위험수당이 지급 안 되고 있다고 한다. 잘못된 정부 대처”라고 말했다.

오전 10시 노인복지관에서 열린 온라인 정책간담회에 참석한 오 후보는 ‘안심워치’, ‘키오스크 교육프로그램’ 등 자신의 주요 공약을 “‘클라우드’라고, 눈에 보이지 않는 공간에 다 기록이 남는다”, “자판기랑 비슷하게 생긴 ‘키오스크’” 등으로 설명했다.  “제가 시장 때 한 일 중 가장 보람 있게 생각하는 게 (치매노인 돌봄기관)데이케어센터”라고도 했다. 간담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선 “여론조사는 별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저희 조직이 많이 열세라 걱정”이라면서도 “되도록 많은 시민을 만나서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하겠다. 상대가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정도만 간다”고 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열린 노인 복지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4.1 오종택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열린 노인 복지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4.1 오종택 기자

“2030세대 반란…사전투표 꼭 해달라” 호소

오후 1시 30분, 성북구 길음동 현대백화점 앞에 선 오 후보에게 60대 이상 시민들의 악수행렬이 이어졌다. 등산복을 입은 한 60대 남성이 “오세훈! 문재인 박살내버려!”라고 외치자 오 후보도 손을 마주 흔들었다. 신발가게를 운영 중인 이세창(60)씨도 오 후보와 주먹인사를 나눴다. 이씨는 “(누구 뽑을지)아직 고민도 못했다”면서도 “요즘 어디로 가든 부동산 이야기뿐인데 (오 후보가)잘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세훈 후보 당선을 저지하는 대학생들'이라고 밝힌 청년 3~4명은 이곳에서 반대 시위를 했다. 이들은 오 후보를 향해 "내곡동 땅 투기로 거짓말을 했는데 사퇴를 안 한 뻔뻔한 후보"라고 외쳤다. 또 "10년 전 무상급식 안 주겠다며 사퇴했던 후보인데 뽑아주면 안된다"는 말도 했다. 오 후보는 별다른 응대 없이 이들 앞을 빠른 걸음으로 지나쳤다.

이날 오 후보의 메시지는 ‘전통적 우군’ 노년층보다 최근 지지율 상승폭이 큰 2030세대에 집중됐다. 노원구 공릉동 집중유세에서 차량에 올라선 “콘크리트 지지층이던 20~40대가 왜 다 무너졌는가. 가장 큰 원인은 조국, 윤미향, 안희정, 오거돈, 박원순 전 시장의 위선”이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이날 박영선 민주당 후보는 "서울 만 19~24세 청년에게 40% 할인된 요금으로 이용가능한 대중교통 정액권 ‘서울청년패스’를 주겠다"는 공약을 냈다. 이에 대해 오 후보는 “이 정부의 본질적 위선에 분노하고 심판하겠다는 청년들에게 겨우 '교통비 깎아줄테니 찍어달라'는 저급한 제안”이라고 했다.

이날 공릉동 유세에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금태섭 공동선대위원장 등 캠프 주요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오 후보는 당 일각에서 제기된 ‘사전투표 조작’ 우려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이날 취재진과 만나 “지난 선거 이후 당에서 많은 분들이 ‘부정선거 여지 있다’며 사전투표에 거부감 갖고 계신데, 우리 당은 선관위와 최대한 협조관계 유지해서 더 이상 그런 우려 나오지 않게 많은 노력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투표 시스템을 믿고 형편 되는대로 사전투표에 많이 참여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오 후보는 길음동과 공릉동 길거리에서 마주친 시민들에게 주먹인사를 건네며 “투표장에 꼭 나가달라. 사전투표 해달라”고 당부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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