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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도 백신 수급난…100만회 넘겼지만 접종률 1% 못미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지난달 31일 100만회를 넘어섰다. 이달 12일부터는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백신 수급난에 계획대로 접종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요 선진국 비해 접종 속도 크게 느려 #12일 시작 고령자 접종 두고 우려 나와 #고노 "5, 6월엔 매주 1000만회분 수입"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지난달 16일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J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지난달 16일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J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3월 31일 오후 5시 기준 일본에서는 총 100만 2739회의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행됐다. 지난 2월 17일 코로나19 접종을 시작한 지 한 달 반만이다. 접종자 중 87만 7159명이 1차 접종을 받았고, 2회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12만 5580명이다.

현재 하루 3만~7만명의 속도로 접종이 진행 중이지만, 전체 인구(약 1억 2600만)로 보면 아직 1회 접종 인원이 인구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마이니치 신문은 세계적으로 1회차 접종을 받은 인구는 이스라엘이 전체 인구의 60%, 영국 40%, 미국 30%, 유럽연합(EU)이 10% 정도라며 일본은 이에 비해 매우 뒤처진 속도라고 전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4월 12일부터 65세 이상 인구 약 3600만명이 백신을 맞게 되는데 물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NHK에 따르면 현재까지 유럽의 화이자 백신 공장에서 4회에 걸쳐 일본으로 수입된 백신은 총 234만회 분 정도다. 4월에 어느 정도의 백신이 들어올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고노 다로(河野太郎) 백신 담당상은 지난 31일 한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백신 접종 속도가 아직 느리지만, 5~6월에는 매주 1000만 회분씩 들어올 예정이므로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노 담당상은 6월까지 총 1억 회분(5000만명 분)의 백신을 확보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현재 후생노동성이 심사 중인 아스트라제네카와 모더나 백신도 빠르면 5월 중 승인이 날 예정이다. 고바야시 후미아키(小林美明) 고노 담당상의 보좌관은 지난 28일 후지TV에 출연해 "복수의 백신이 승인을 통과할 경우, 접종 장소마다 맞는 백신을 결정해 국민이 고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노 담당상은 30일 이에 대해 "의욕이 넘쳐 실수한 발언"이라며 백신 선택권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일본 도쿄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이 활짝 핀 벛꽃을 촬영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일본 도쿄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이 활짝 핀 벛꽃을 촬영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한편 지난 22일부터 긴급사태가 전면 해제된 일본의 코로나19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30일 2087명이었던 전국 하루 확진자는 31일엔 2834명까지 불어나며 3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증가세가 가파른 곳은 오사카부로, 31일 하루 599명의 확진자가 나와 도쿄도(414명)를 넘어섰다.

오사카부는 이에 따라 긴급사태 발령의 전 단계인 '만연방지 등 중점조치'의 적용을 정부에 요청하기로 했다. 올해 2월 새롭게 도입된 이 조치가 적용되면 광역단체장이 음식점 영업시간 단축 등을 명령하고, 위반 업주에는 과태료를 물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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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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