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김여정 담화에 강한 유감…남북 대화 만들기 노력은 유지”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왼쪽)과 문재인 대통령. 사진은 지난 2018년 2월 10일 김 부부장이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접견에 앞서 기념촬영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통일부가 30일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발언을 거칠게 비난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담화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통일부틑 “어떤 순간에도 서로 향한 언행에 있어 최소한의 예법은 지켜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도 “유감”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전에 발표된 김 부부장의 담화와 관련 “일부 표현 등이 대화와 협력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나 기본적인 예의를 벗어났다고 판단되는 부분이 있어 유감을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당국자는 “담화의 언행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이고, 남북 대화의 흐름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일관되게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남북미 모두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유일하고 올바른 길이라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통일부는 일부 표현에 유감을 표명하되 기본적인 남북 교류 협력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한반도 정세를 평가할 때 북측 주요 인사의 담화도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된다면서도 “정세를 파악하는 데 담화의 횟수나 수위를 고려할 뿐 충분하지 않다”면서 “북한이 담화를 통해 입장을 밝히는 부분과 이후 다른 요소 포함해 (향후 정세 판단을) 차분하고 면밀하게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이날 유감을 표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유감”이라며 “북한도 대화 의지를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연합뉴스를 통해 말했다.

김여정, 文 미사일 발언에 “미국산 앵무새”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 연설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우려를 표시한 데 이어 “지금은 남북미 모두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며 “대화의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산 앵무새’, ‘철면피함’, ‘자가당착’ 등의 거친 표현으로 문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날 담화에서 김 부부장은 ‘미국산 앵무새’, ‘철면피함’ 등 거친 표현을 사용하며 문 대통령의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발언을 비난했다.

北, ‘탄도미사일’ 사실상 인정 

특히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지난 25일 북한이 시험발사한 ‘신형전술유도탄’을 ‘탄도미사일’이라고 사실상 인정한 것도 눈길을 끈다. 앞서 북한은 중앙통신 영문기사에서도 신형전술유도탄을 ‘발사체’로 표현했다가 ‘미사일’로 고치긴 했지만, 직접적으로 ‘탄도미사일’이라는 용어는 쓰지 않았다.

아울러 담화를 통해 김 부부장은 현재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 일하고 있는 사실도 확인됐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