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사라져가는 줄 알았더니…2004년 3만1503명 발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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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국 질병으로 알려진 결핵 환자가 2001년 이후 계속 줄어오다 지난해 증가세로 돌아섰다.

질병관리본부는 23일 인터넷을 이용한 결핵환자 신고체계인 결핵정보감시시스템에 신고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발생한 결핵환자는 3만1503명으로 2003년 3만687명에 비해 2.7% 늘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발생한 환자 중 60대 이상이 9077명으로 전체 환자의 28.8%를 차지했다. 노인 환자는 전년보다 7.7% 늘어 증가세를 이끌었다. 60대 이상 노인의 결핵 감염자가 2001년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 30대 환자는 전체의 37.5%로 가장 높았지만 2001년 이후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발생한 결핵환자는 남자가 1만9172명(60.9%)으로 여자(1만2331명.39.1%)보다 많았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인구 10만 명당 결핵환자 유병률(질병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의 비율)은 1965년 이후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지난해 증가 현상이 올해도 계속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을 통해 신고할 수 있게 되는 등 감시체계 개선으로 신고율이 높아졌다"며 "하지만 경기불황으로 인해 저소득층의 영양 상태 등이 악화되면서 실제 환자가 늘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결핵환자는 16만8000여 명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2002년을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결핵환자가 91명으로 일본 33명, 미국 5명, 영국 12명, 프랑스 14명 등 선진국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2003년 국내에서 결핵으로 사망한 사람은 3331명으로 사망원인 11위를 차지했다.

질병관리본부는 결핵에 대한 지속적인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고 결핵 예방 백신(BCG) 생산시설을 현대화하기 위해 올해 토지구입비 15억원을 확보하는 등 결핵 예방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서울.경기.대전.대구 등 4개 시.도의 노숙자 788명을 대상으로 결핵 검진을 한 결과 78명(9.9%)이 결핵 유소견자로 판명됨에 따라 노숙자에 대한 결핵 관리를 철저히 해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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