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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참관 대신 건설 현장 간 김정은…美 향한 수위조절?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25일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해 "신형 전술유도탄을 시험 발사한 것"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26일 노동신문 보도를 통해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당일 발사 현장을 참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노동신문이 26일 전날 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북한 노동신문이 26일 전날 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노동신문은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은 3월25일 새로 개발한 신형 전술유도탄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유도탄은 이미 개발된 전술유도탄의 핵심기술을 이용하면서 탄두중량을 2.5t으로 개량한 무기체계"라며 "2기의 신형전술유도탄은 조선 동해상 600㎞ 수역의 설정된 목표를 정확히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 "리병철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참여" #김 위원장은 평양 시내 주택단지 현장 시찰

또 시험 발사에는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군수공업부 일꾼들, 국방과학 연구 부문 지도 간부들이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리 부위원장은 "오늘의 무기시험이 당 제8차대회가 제시한 국방과학정책을 관철해나가는 데서 중요한 공정으로 된다"며 "이 무기체계의 개발은 우리의 군사력강화와 조선반도에 존재하는 각종 군사적위협들을 억제하는 데서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평가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시험 발사를 참관하는 대신 평양 시내 주택단지 건설 사업을 위한 현장 시찰에 나섰다. 노동신문은 26일 김 위원장이 "(평양) "보통문주변 강안지구에 호안다락식주택구를 새로 일떠세울 구상을 밝히고 현지를 돌아보시었다"고 보도했다. 또 김 위원장이 "새로 생산한 여객버스 시제품을 요해(파악)하고 "수도교통망 발전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협의해줬다"고 전했다. 시찰 일자는 보도하지 않았지만 통상 북한 매체가 김 위원장의 행보를 이튿날 보도한다는 점에서 시험 발사가 진행됐던 25일에 현장 시찰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보통문 주변 강안지구 주택단지 현장 시찰에 나선 모습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보통문 주변 강안지구 주택단지 현장 시찰에 나선 모습 [조선중앙통신]


이에 대해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경제건설과 국방건설을 병행해 추진하되, 올해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 성과 도출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의 발사 현장 불참이 '도발 수위 조절'이란 분석도 나온다. 단계적인 도발을 통해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응을 떠보면서도 당장 지나치게 자극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는 것이다. 리병철 부위원장이 "조선반도(한반도)에 존재하는 각종 군사적 위협"만 언급하고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은 것 역시 '우회적 압박'의 성격이 짙다는 지적이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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