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 봉급 10% 삭감" 코로나에 교황청도 허리띠 졸라매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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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AF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 AFP=연합뉴스

교황청 성직자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중되는 재정 위기를 경감하기 위해 교황청에서 일하는 성직자들의 봉급을 삭감하기로 했다.

교황은 24일(현지시간) 자의 교서(Motuproprio)를 통해 "지속가능한 경제적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며 내달 1일부터 교황청에 속한 추기경 봉급을 10%씩 삭감한다고 발표했다. 다른 성직자들의 봉급도 지위에 따라 3~8% 사이에서 차등적 비율로 줄어든다. 현재 교황청 소속 추기경의 월급은 4000~5000 유로(약 535만~669만원) 수준이다.

또 2023년까지 교황청 근무 성직자들의 임금 인상도 중단된다. 교황청은 근속 연수에 따라 임금이 일정 비율로자동 인상되는데, 올해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임금 인상을 멈추는 것이다.

한편 교황청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심각한 재정난에 처해있다. 지난해 9000만 유로(약 1205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5000만 유로(약 669억원)의 적자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교황의 이번 조치는 직원 감축을 피하면서 동시에 재정적자 규모를 조금이나마 줄이려는 의지가 실렸다는 분석이다.

교황청 재정 관리를 총괄하는 후안 안토니오 게레로 알베스(61·스페인) 재무원장은 최근 교황청 기관 매체 바티칸뉴스에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재정적자 확대로 운영상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신자들에게 도움을 호소한 바 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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