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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명 안팎’ 변함없는 코로나, 사망은 4분의 1로 줄어든 비결

중앙일보

입력

23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청 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구청 직원들과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23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청 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구청 직원들과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101명→26명”

지난 1월 셋째 주와 3월 셋째 주 숨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수의 변화다. 한 주간의 일평균 확진자가 300명대 후반에서 400명대를 유지한 지 두 달이 넘어가고 있는 가운데 사망자는 이전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아직 코로나19 백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이 같은 차이가 생긴 이유는 뭘까.

요양병원·시설 내 집단감염 줄어

2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시민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뉴스1

2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시민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뉴스1

방역 당국은 사망 위험이 높은 요양병원ㆍ시설 내 집단감염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 주간 일평균 신규 확진자가 400명대로 들어선 1월 셋째 주(1월 17일~23일)의 경우 전체 주간 신규 확진자 중 병원 및 요양병원에서 감염된 비율이 9.8%(281명)를 차지했다.

하지만 두 달 뒤인 3월 셋째 주(14~20일)에는 이 비율이 2%(61명)로 줄었다. 이에 주간 사망자도 1월 3주 101명을 시작으로 77명→50명→50명→39명→42명→37명→35명→26명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두 달 동안 300~400명대 신규 확진자가 이어지고 있었지만, 요양병원ㆍ시설 내 감염이 줄자 사망자가 감소한 것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치명률을 결정하는 건 환자의 나이와 기저질환 유무다.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내의 집단감염 발생이 줄어든 게 사망률 감소의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이어 “요양병원 내 (방역) 관리가 잘 됐던 게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월 3일 정부는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 요양병원 종사자에 대한 유전자증폭(PCR) 검사 주기를 2주에서 1주로 단축했다.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전국 요양병원 14개소에서 996명이 확진되고 이 중 99명이 사망하자 내놓은 특단의 대책 중 하나였다.

병상 확보도 긍정적 영향 

지난 1월 1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민주노총 의료연대본부 회원들이 코로나19 병상 간호인력기준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은 "정부는 'K 방역 성공신화'라고 하나 병원 현장에서는 간호사들이 여전히 인력이 부족하다"며, "코로나19 병상 간호인력기준을 즉각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뉴스1

지난 1월 1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민주노총 의료연대본부 회원들이 코로나19 병상 간호인력기준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은 "정부는 'K 방역 성공신화'라고 하나 병원 현장에서는 간호사들이 여전히 인력이 부족하다"며, "코로나19 병상 간호인력기준을 즉각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뉴스1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 병상과 의료 인력을 확충한 것도 일부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12월 말에는 병상을 기다리다가 사망한 이들이 있었다. 이제는 의료 시스템이 안정화돼 충분히 준비된 상태”라고 말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병상을 기다리다 숨진 사례가 11건 발생했다. 이 중 9건이 3차 대유행 당시 일어났다. 병상 부족 문제가 최고조에 달할 때인 12월 17일에는 집에서 대기 중인 환자가 595명에 달했다. 이후 대기자는 27일 96명, 30일 23명으로 감소했고 지난 1월 3일에는 10명, 4일에는 0명으로 줄었다.

두 달이 지난 현재는 병상 확충이 이뤄져 여유분이 있는 수준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전국의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은 764개, 준중환자 병상은 434개다. 이날 기준으로 중환자실 병상은 540여개, 준중환자실은 220개 이상 여유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치료제 영향은 '글쎄' 

다만 전문가들은 사망자 감소에 있어서 코로나19 치료제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정기석 교수는 “렘데시비르의 경우 국내외에서 사용된 지 6개월이 넘었는데 효과가 나타났으면 진작에 나타났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 식약처의 조건부 허가를 받아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 치료제의 경우 “효과를 판단하기에 아직 투입된 양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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