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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킹덤 덕 봤나...지난해 문화예술저작권 사상 첫 흑자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에 BTS 광고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에 BTS 광고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국내 문화예술저작권 무역수지가 사상 처음 흑자를 기록했다. 2010년 통계 편제 이후 처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의 외부 활동이 줄어들며 국내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생산하는 음악ㆍ영상의 해외 소비는 늘어난 반면, 외국계 영화 수입이 감소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0년중 지식재산권 무역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18억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5억3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은 확대됐다.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경상수지 항목 중 지식재산권 관련 국제거래 현황을 따로 모아 내는 통계다.

지식재산권 무역수지의 적자 폭은 커졌지만 눈에 띄는 것은 2010년 통계편제 이후 사상 처음 흑자(1억9000만 달러)를 기록한 문화예술저작권이다. 방탄소년단(BTS) 등을 중심으로 한 K팝과 한국 드라마·웹툰 등 한류 콘텐트의 경쟁력이 강화된 덕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영상ㆍ음악 관련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 이용이 크게 늘면서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체의 저작권 수입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반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영화관 등을 찾는 관객이 줄면서 외국계 영화 수입이 줄어든 것도 흑자 기록에 영향을 줬다.

지난해 특허ㆍ실용신안권 적자(23억8000만 달러)는 전년(-18억 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국내 대기업의 특허와 실용신안권의 수출이 준 데 비해, 상표와 프랜차이즈 수입이 수출보다 증가했기 때문이다. 미국과 베트남 등으로 이전한 국내 정보기술(IT)업체가 해외에서 받는 특허 사용료가 줄어든 영향도 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삼성 등 해외 법인의 IT기기 생산에 차질이 빚어진 탓이다.

외국인투자 중소·중견기업의 지식재산권 수지는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구글코리아, 넷플릭스 등 대부분 글로벌 IT기업의 현지법인이 이 분류에 소속됐다. 사진 셔터스톡

외국인투자 중소·중견기업의 지식재산권 수지는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구글코리아, 넷플릭스 등 대부분 글로벌 IT기업의 현지법인이 이 분류에 소속됐다. 사진 셔터스톡

기업 규모별로는 국내 대기업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12억5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년(12억4000만 달러)의 연간 최대 흑자 기록을 경신했다. 특허와 실용신안권, 컴퓨터프로그램 등 수입 감소한 영향이다.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도 22억3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해외에서 들여오는 프랜차이즈 로열티 수입이 감소했지만, 국내 게임회사가 중국 등에 수출하는 컴퓨터프로그램의 수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반면 구글코리아와 넷플릭스 등 글로벌 IT기업의 국내 현지 법인이 속해 있는 외국인투자 중소ㆍ중견기업 수지는 사상 최대의 적자(52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35억 달러)도 보다 적자가 17억2000만 달러 늘었다.

해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나 유튜브ㆍ넷플릭스 등 해외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저작권 명목으로 돈이 해외로 돈이 빠져나가는 탓에 해당 서비스의 이용량이 많아질수록 지식재산권 무역수지의 적자 폭이 커지는 구조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비대면 산업이 활발해지면서 넷플릭스, 유튜브 시청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거래국가별로는 미국(-38억4000만 달러)과 일본(-3억5000만 달러) 등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대미 적자는 4년 만에 적자 폭이 다시 커졌다. 중국(25억9000만 달러)의 경우 전년(20억2000만 달러)보다 흑자 폭이 커지며 베트남(17억7000만 달러)를 제치고 2년 만에 흑자 교역국 1위를 꿰찼다. 국내 게임업체 등의 컴퓨터 프로그램 수출 규모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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