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 다른 양측 폐이식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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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 폐기종 환자에게 혈액형이 다른 양측 폐를 이식하는 수술이 국내 처음으로 성공을 거뒀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이두연 교수팀은 뇌출혈로 뇌사 상태에 빠진 문모(41)씨의 양측 폐를 최모(58)씨에게 모두 이식하는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폐기종 환자에게 양측 폐가 모두 이식되기는 이번이 국내 처음이다.

특히 이번 이식수술은 폐 공급자(O형)와 수혜자(A형)의 혈액형이 다른 상태에서 이뤄져 의학적 성과가 큰 것으로 의료계는 보고 있다.

호흡곤란이 심한 호흡부전증 말기 폐질환 환자의 경우 현재로선 폐이식 수술이 유일하며 가능하면 양측 폐이식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장기적 측면에서 볼 때 효과가 좋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식수술을 받은 최씨는 폐기종 진단을 받은 뒤 9개월 이상 심한 호흡곤란으로 산소흡입치료를 받아 온 호흡부전증 말기 폐질환 환자로 폐이식 수술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이 교수는 "양측 폐이식수술을 시행할 경우 수술시간이 길어져 적출된 폐의 장시간 허혈상태를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양측 폐이식 성공은 폐의 적출, 운반, 저장, 수술 후 처치, 간호 등이 모두 한 단계 상승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는 폐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호흡부전증 만성폐질환 환자가 많지만 뇌사자의 장기기증이 절대 부족하고 이식에 소요되는 비용(약 1억원)도 만만치 않아 이식수술이 많지 않은 실정이다.

이 교수는 지난 96년 국내 최초로 폐이식 수술에 성공한 이후 지금까지 9차례의 폐이식 수술을 시행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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