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CEO 늘었다지만…상장사 전체 CEO 중 여성은 3.6%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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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동에서 본 테헤란로 빌딩 [연합뉴스]

서울 삼성동에서 본 테헤란로 빌딩 [연합뉴스]

국내 상장기업 최고경영자(CEO)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수치상으로는 아직 3%대에 머물고 있어 세계 주요 기업과 비교할 때 여전히 여성 CEO 비중이 작은 상황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9일 유엔(UN)에서 지정한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국내 상장기업 여성 CEO와 임직원 수 변화 추이를 분석해 발표했다. CEO는 회장, 부회장, 사장, 은행장 등 대표이사급 직책을 아울러 집계했다.

코스피·코스닥 상장기업의 2015~2019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여성 CEO 비중은 2015년 2.8%에서 2019년 3.6%로 5년간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의 경우 전체 상장기업 CEO 2716명 가운데 여성은 75명에 불과했다. 2019년에는 여성 CEO 수가 이보다 늘어나 3187명 CEO 중 115명이 여성으로 집계됐다.

기업규모별 여성임원 비중.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기업규모별 여성임원 비중.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하지만 세계 주요 기업에 비해 국내 기업의 여성 CEO 비중은 여전히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비정부기구(NGO) 카탈리스트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여성 CEO비중은 지난 1월 기준 6.0%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기업에서 여성임원과 여직원이 차지하는 비중도 꾸준히 늘었다. 2015년 국내 상장기업 전체 임원 수는 2만4628명으로 이중 3.0%인 727명이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에는 임원 2만9279명 가운데 1314명이 여성이었고 비중도 4.5%로 늘었지만 절대적인 수치는 여전히 낮다는 평가다.

업종별 여성임원 비중.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업종별 여성임원 비중.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중소기업(2019년 기준 5.5%), 중견기업(4.4%), 대기업(3.8%) 순으로 여성 임원의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교육서비스업(2019년 기준 16.4%),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9.9%),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7.8%)의 순으로 여성 임원 비중이 높다. 이에 비해 건설업(1.8%), 운수‧창고업(3.2%), 금융‧보험업(3.7%) 등은 여성임원 비중이 작은 편이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글로벌 주요 기업과 비교해 국내 기업에서는 여성이 고위직에 진출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지 않다”며 “여성의 사회진출 활성화가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 성장에도 기여하는 만큼 기업과 정부가 여성인력 확대를 위해 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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