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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첫 시범경기 ⅔이닝 3자책…1경기 2강판 진풍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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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역투하고 있는 김광현 [AP=연합뉴스]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역투하고 있는 김광현 [AP=연합뉴스]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올해 첫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서 두 차례 이닝 도중 강판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김광현은 4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로저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3분의 2이닝 4피안타 2볼넷 2탈삼진 4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39개. 베이스볼 서번트 집계에 따르면, 직구 18개(46%)와 슬라이더 11개(28%), 커브 6개(15%), 체인지업 4개(10%)를 각각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4㎞로 측정됐다.

김광현은 다소 불편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로저딘 스타디움에 비가 내려 경기 개시가 지연됐다. 마운드 사정도 좋지 않았다. 결국 첫 타자 케빈 필라에게 밋밋한 슬라이더를 던지다가 왼쪽 외야 펜스 상단을 때리는 3루타를 허용했다.

다음 타자 요나탄 비야르를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해 한숨을 돌렸지만, 이후 아웃 카운트 추가에 애를 먹었다. 1사 3루에서 J.D. 데이비스에게 직구(시속 142㎞) 승부를 하다 좌전 적시타를 맞아 첫 실점 했다. 또 포수의 패스트볼로 주자 데이비스를 2루로 보낸 뒤에는 호세 마르티네스에게 볼넷을 허용해 베이스를 하나 더 채웠다.

김광현은 이어진 1사 1·2루와 1·3루에서 우전 적시타와 좌전 적시타를 연이어 얻어맞고 실점을 늘렸다. 이때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이 김광현에게 첫 번째 투수 교체 사인을 냈다. 김광현에 이어 등판한 앙헬 론돈이 두 타자를 연속 범타로 잡아 이닝을 끝냈다.

그러나 김광현은 2회 다시 마운드에 섰다. 올해 시범경기에 도입된 새 규정 덕분이다. MLB 사무국은 이번 시범경기를 앞두고 '3월 14일까지 열리는 시범경기에 한해, 마운드에 있는 투수의 투구 수가 20개를 넘었을 때 스리 아웃(3아웃) 이전에라도 이닝을 끝내거나 교체할 수 있다'는 특별 규정을 만들었다.

이미 선발 한 자리를 확보한 김광현은 1회 난조로 정해진 이닝을 마치지 못했지만, 사실상 '교대'에 가까운 강판과 재등판으로 멀티 이닝을 소화할 기회를 얻었다. 김광현의 팀 내 입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다.

다만 2회 등판 결과도 썩 좋진 않았다. 첫 타자 프란시스코 알바레스를 시속 132㎞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지만, 다음 타자 필라를 다시 볼넷으로 내보냈다. 결국 감독은 김광현에게 두 번째 교체를 지시했다.

강판 후 마르티네스의 외야 플라이 때 좌익수 오스틴 딘이 실책으로 필라의 득점을 허용해 김광현의 실점은 하나 더 늘었다. 세인트루이스는 홈런 세 방 포함 11안타를 몰아친 타선을 앞세워 14-9로 이겼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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