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계곡물 분원성 대장균 검출 급증

중앙일보

입력

최근 국립공원 계곡 물에서 분뇨 오염을 나타내는 대장균 검출 수치가 급증하고 있어 공원 부근 화장실 오수처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열린우리당 김영주 의원은 5일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지난해와 올해 국립공원 계곡.하천 수질 검사 자료를 근거로 "올 4-5월 측정 결과 소백산국립공원 희방계곡 등 7곳에서 분원성대장균이 1천MPN 이상 검출돼 수영용수로도 쓰지 못할 정도로 오염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계곡 개천에서 수영을 하거나 음식을 해 먹는 행락객의 수인성 전염병 발병 가능성이 있다는 것.

공단측 측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5월 측정시 81개 측정지점 중 76곳에서 분원성대장균이 검출됐고 이중 50∼100MPN인 곳이 12곳, 100∼1천MPN인 곳이 2곳이었고 1천MPN 이상인 곳은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10-11월 측정 때에는 1천MPN 이상 검출된 곳도 8곳 있었고 올해는 4곳이 50∼100MPN, 7곳이 100∼1천MPN이었고 1천MPN 이상인 곳도 7곳에 이르는 등 검출 정도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하천수질환경 기준상 분원성대장균 기준은 따로 없지만 대장균 기준으로는 0∼50MPN이 1급수, 50∼1천MPN이 수영용수로 쓰거나 일반적인 정수처리 후 상수용수로 쓸 수 있는 2급수, 1천∼5천MPN이 공업용수로 쓰거나 고도처리 후 상수용수로 쓸 수 있는 3급수에 해당한다.

분원성대장균뿐만 아니라 대장균도 지난해 4-5월에는 1급수 46곳, 2급수 33곳, 3급수 2곳이었고 5천MPN 이상 검출된 곳은 없었지만 올 4-5월에는 1급수 67곳, 2급수 27곳, 3급수 1곳이었고 5천MPN 이상 검출된 곳도 4곳이나 됐다.

김 의원은 오염 원인을 공원 주변 화장실이나 정화조 등에서 분뇨가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국립공원에는 공단이 관리하는 공중화장실이 414곳, 개인이 관리하는 일반화장실이 6천824곳 있는데 공중화장실에는 오수처리시설이 모두 설치돼 있지만 일반화장실 중 3천187곳(46.7%)에는 오수처리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다.

오수처리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일반화장실의 하루 오수 방출량이 3천992t에 이르고 설치된 오수처리시설을 가동하는지 여부를 제대로 단속하지 않고 있는 만큼 일반화장실에서만 연간 최대 1천만t의 오수가 방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에 대해 공단측은 "측정지점 99곳 대부분이 집단취락지구 부근인 만큼 계곡 물이 상류까지 모두 오염됐다고는 볼 수 없다"며 "산에서 물을 뜬 뒤 내려와 분석을 하기까지 3∼4시간 이상 걸리는 만큼 대장균이 이상증식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공단 관계자는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은 대부분 1급수 수준인 만큼 대장균이 많이 검출됐다고 해서 수인성 질병이 우려된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다만 대장균 검출 수치가 너무 높아 올해 측정치에 대해 다시 측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올 4-5월 조사시 분원성대장균과 대장균 검출 수치가 1천MPN을 넘은 곳.

▲분원성대장균
가야산 치인1지점(3천MPN), 가야산 치인2지점(3천MPN), 주왕산 상의1지점(2천200MPN), 주왕산 상의3지점(2천800MPN), 소백산 희방1지점(1천100MPN), 소백산 희방2지점(1만6천MPN), 소백산 삼가2지점(1천100MPN)

▲대장균
가야산 치인1지점(5천MPN), 가야산 치인2지점(5천MPN), 북한산 구기1지점(1천400MPN), 북한산 산성1지점(5천900MPN), 소백산 희방2지점(9천MP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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