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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방심해도 반등…전세계 코로나 확진자 7주 만에 증가

중앙일보

입력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1일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진행한 화상 브리핑에서 주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7주 만에 반등했다고 밝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리여수스 사무총장은 변이와 봉쇄 완화 등을 확진자 수 증가의 원인으로 꼽으며 "방역 대책은 코로나19 대응의 토대"라고 밝혔다. [AP=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1일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진행한 화상 브리핑에서 주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7주 만에 반등했다고 밝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리여수스 사무총장은 변이와 봉쇄 완화 등을 확진자 수 증가의 원인으로 꼽으며 "방역 대책은 코로나19 대응의 토대"라고 밝혔다. [AP=연합뉴스]

6주 연속 줄어들던 전세계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지난주 다시 반등했다. 감염자 감소에 일부 지역에서 봉쇄를 풀기 시작한 것이 곧바로 확진자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줄어들던 확진자 지난주 6.8% 증가 #"변이 확산, 봉쇄 조치 완화 등 영향"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WHO는 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진행한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지난달 22~28일 세계적으로 보고된 신규 확진자 수는 265만 8823명이라고 밝혔다. 직전 주(2월 15~21일)의 249만 801명에서 6.8% 증가한 규모다. WHO 측은 "아프리카와 서태평양 일부를 제외하곤 전반적으로 확진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WHO 일주일 단위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WHO 일주일 단위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앞서 6주 동안은 전세계 감염자가 평균 10% 이상씩 줄었다. 확진자가 7주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속도가 붙으면서 일부 국가에서 봉쇄 조치를 풀기 시작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실망스럽지만 놀랄 일은 아니다”며 “이 중 일부는 방역 대책의 완화와 변이의 유통, 느슨해진 경계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에만 의존해 다른 방역 대책을 포기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은 여전히 코로나19 대응의 토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인구의 약 53%가 1차 백신 접종을 마친 이스라엘에선 다시 확진자 수가 늘어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오는 4월까지 완전한 일상 복귀를 선언한 이스라엘은 지난달 7일과 21일 두 차례에 걸쳐 봉쇄를 완화했다.

지난달 24일 기준 인구수 대비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지난달 24일 기준 인구수 대비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지난달 28일 와이넷(Ynet)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감염 재생산지수는 0.99까지 상승했다. 확진자 1명이 감염시키는 사람의 수를 나타내는 재생산지수는 전파력을 나타내는 대표 지수 중 하나다. 이스라엘의 재생산지수는 일주일 전엔 0.8까지 떨어졌었다.

◇美 CDC "그간의 성과 물거품 될 수도"

미국 방역 전문가들도 봉쇄 완화 움직임에 우려를 표시하고 나섰다. 미국에선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7만 명 밑으로 떨어지고 백신 접종 횟수가 7700만 회가 넘으며, 여러 주에서 봉쇄 완화에 들어갔다. 사우스캐롤라이나·펜실베이니아 주 등은 사적 모임 제한을 크게 완화했고, 캘리포니아· 켄터키 주는 대부분의 학년에 대해 등교 재개를 시작하거나 시작할 계획이다.

이에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인 로셸 월런스키는 1일 신규 확진자 수가 전주 대비 2% 다시 늘었다며 “여러 주의 방역 대책 완화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변이 바이러스를 고려하면 우리가 힘들게 확보한 기반을 완전히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셸 월런스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국장은 "우리는 코로나19로 얻은 힘겨운 성과를 완전히 잃어버릴 수 있다"며 미국의 일부 주에서 나타나는 봉쇄 완화 움직임에 우려를 표했다. [AP=연합뉴스]

로셸 월런스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국장은 "우리는 코로나19로 얻은 힘겨운 성과를 완전히 잃어버릴 수 있다"며 미국의 일부 주에서 나타나는 봉쇄 완화 움직임에 우려를 표했다. [AP=연합뉴스]

로버트 호스버그 미국 보스턴대 역학과 교수도 뉴욕타임스에 “아직 가장 큰 유행이 지나갔는지 알 수 없다”며 “최소 4~6주는 봉쇄 완화를 시작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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