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청소년 10명중 8명 합병증 호소

중앙일보

입력

비만 청소년 10명 중 8명 꼴로 고지혈증과 간기능 이상, 혈당 이상 등의 각종 성인병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만 청소년이 특정 질환에 걸릴 위험도는 정상학생보다 최고 13배나 높게 나타나 비만이 청소년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비만센터 강재헌.유선미 교수팀이 서울과 5대 광역시를 포함한 전국 14개 중학교 3천615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청소년 비만 유병률과 합병증'을 조사한 결과에서 밝혀졌다.

국내에서 청소년 비만에 대한 전국단위 조사가 이뤄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결과 전체 청소년 17%가 비만 상태로 판정됐으며 남학생의 비만율이(22.3%)이 여학생(10.7%)보다 높았다.

비만으로 진단된 청소년 총 587명 중 76.5%(449명)는 간기능 이상, 고지혈증, 고요산혈증, 고혈당 등 한가지 이상의 비만관련 합병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두가지 이상의 합병증을 지니고 있는 청소년도 36.3%(213명)에 달했다.

간기능 수치인 AST(GOT)와 ALT(GPT)의 경우 비만학생이 정상보다 각각 10배, 13배나 높았으며 비만학생의 고지혈증 위험도는 정상학생의 4배에 달했다.

혈액내 요산이 정상치 이상으로 높은 '고요산혈증' 위험도도 비만학생이 2배 높았고 고혈당 위험도는 5배나 높았다.

흥미로운 점은 학생들의 비만이 부모의 비만과 연관성을 보였는데 부모 모두가 비만인 경우 비만 위험도가 2.92배로 높아졌으며 아버지(1.59배)보다 어머니(2.21배)의 비만이 자녀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백병원 비만센터 강재헌 교수는 "소아비만은 대개 성인비만으로 발전하기 쉬운데 이는 아동기와 사춘기에 신체적 급성장이 이루어지고 체지방 세포수가 증가하기 때문"이라며 "10~13세에 시작된 과체중 및 비만의 80%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고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청소년 시기의 비만을 단순히 성장과정으로 간과하는 부모들이 많지만 '비만은 건강을 심각히 위협하는 질환'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학 중 자녀 비만탈출을 위한 부모의 10가지 역할(서울백병원 권고)

1.하루 세끼 식사를 반드시 하되 작은 그릇에 담아 20분 이상 천천히 먹게 한다.

2.튀기거나 볶은 요리보다 굽거나 데친 요리를 먹게 한다.

3.'무조건 먹지 말라'가 아닌 과일, 채소, 해조류 등 대체식품을 권장한다.

4.청량음료 대신 물을 많이 마시게 한다.

5.외식, 인스턴트 식품, 패스트푸드 섭취를 줄이도록 한다.

6.먹고 나서 바로 잠들지 않게 한다.

7.군것질 용돈을 제한한다.

8.자녀가 좋아하는 운동을 매일 30분 이상 함께 한다.

9.TV시청 및 컴퓨터 사용을 제한하는 대신 친구들과 밖에서 충분히 놀게 한다.

10.비만이 심하면 전문의를 찾아 식사, 운동, 약물요법에 대한 정확한 지침을 받도록 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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