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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렉키로나주 비판, 너무 무책임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은 18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셀트리온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 캡처]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은 18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셀트리온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 캡처]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후 상황 변화를 보다가 ‘백신 기술 주권’ 확보 차원에서 필요할 경우 직접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정진 명예회장은 18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진단과 치료제 부문에서 한국은 기술 주권을 확실히 가졌다”며 “다만 백신 부문에서는 아직 기술 주권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쎌트리온은 코로나19 신속 진단키트를 제조·수출하고 있으며, 보건 당국으로부터 코로나19 항체치료제(렉키로나주)를 조건부 승인받아 의료기관에 공급 중이다.

하지만 아직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한 국내 기업은 없다. 서 명예회장은 이에 대해 “백신 기술 주권이 문제가 될 경우 (직접 개발에) 들어가야 하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 개발이) 경제성 있는 사업은 아니다”면서도 “다른 대안이 없다면 어쩔 수 없이 (개발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제넥신·SK바이오사이언스 등 국내 기업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지연하고, 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 등 해외에서 수입하는 백신 물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셀트리온이 직접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는 뜻이다.

그는 “산불을 끄려면 불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미리 가서 방화벽을 지어야 하는 거 아니겠느냐”고 비유하며 “우리도 백신의 기술 주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변이가 현실이 됐을 때 (유행의) 터널 끝에서 유턴해야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18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자사의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주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18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자사의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주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셀트리온이 선보인 렉키로나주는 임상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우려가 있다. 임상에서 일부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고, 경증 환자에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서 명예회장은 렉키로나주의 임상 결과를 설명하면서 “바이러스 감소나 회복 기간 단축을 300여 명에게서 확인했는데 어떻게 모두 우연이겠냐”고 반박했다. 항체치료제가 중증 환자에게는 ‘독’일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는 “너무 무책임한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현재 진행 중인 렉키로나주 임상 3상은 속결속결로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1개월 전 렉키로나주 임상 3상을 시작했고 17일까지 150명 치료제를 투여했다”며 “임상 3상 투약은 3개월 내 끝나고, 5개월 정도면 관련 데이터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10만 명분의 렉키로나주를 생산한 셀트리온은 3월 말까지 40만 명분을 추가 생산한다. 연간 최대 생산량은 320만 명분이다. 해외 임상도 추진한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주를 국내에서 경쟁사 대비 5분의 1 수준의 가격에 공급했다. 미국 일라이릴리의 항체치료제 가격(200만~300만원)을 고려하면 50만~60만원 수준으로 공급한 셈이다. 해외의 경우 향후 미국·유럽 보건 당국의 허가를 받은 후, 경쟁사 대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계획이다.

한편 그는 렉키로나주 이외의 다른 코로나19 치료제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서 명예회장은 “현재 항체치료제와 완전히 다른 방식의 코로나19 치료제도 개발 중”이라며 “다음 달 동물실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치료제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개발이 좀 더 진행된 이후 공개할 예정이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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