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머리채 잡아끈 어린이집 교사들, 영장심사 앞두고 선물

장애아동을 포함한 원생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30대 보육교사가 15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피해 아동의 부모에게 보낸 사과 문자와 과자 바구니. 피해 아동 부모 제공=연합뉴스

장애아동을 포함해 원생 10명을 상습 학대한 혐의를 받는 인천의 국공립 어린이집 보육교사 2명이 15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피해 학부모에게 선물과 편지를 보내 사죄했다.

이날 피해 학부모 모임 관계자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보육교사 중 한 명이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15일 새벽 한 피해아동의 집에 찾아가 '오늘이 지나면 얼굴 뵐 기회가 없다'며 '뵙고 사죄드려도 될까요'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집 현관문 앞에 과자 바구니 선물을 놔두고 가기도 했다.

원생을 지속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인천 서구 국공립어린이집 보육교사 A씨(왼쪽·20대)와 B씨(30대)가 15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뉴스1

이 보육교사는 전날 오후 늦게 해당 학부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믿어주신 만큼 실망도 아픔도 크셨을 거라는 걸 안다'며 '빨리 사과를 드리러 움직이지 못했던 게 많이 후회된다'고 전하기도 했다.

장애아동을 포함한 원생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20대 보육교사가 15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피해 아동의 부모에게 보낸 자필 사과문. [피해 아동 부모 제공=연합뉴스]

이날 영장실질심사에 함께 출석한 또 다른 보육교사도 최근 한 피해 학부모에게 '정말 큰 잘못을 했고 꼭 사죄드리고 싶다. 평생 죄스러운 마음으로 속죄하며 살겠다'는 내용의 자필 사과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보육교사는 지난해 11~12월 인천시 서구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장애 소견이 있는 아동 5명을 포함한 1~6세 원생 10명을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인천 한 국공립 어린이집의 보육교사 6명 전원이 장애아동 등 원생들을 학대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가운데 8일 피해 부모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지원책 마련을 호소했다. 사진은 학대 어린이집 피해 아동의 부모가 공개한 자료화면. 보육교사들이 고기를 구워 먹고 있고, 아이들은 매트 위에 모여 앉아서 노트북으로 미디어 영상을 바라보고 있다. [피해 아동 부모 제공=연합뉴스]

앞서 경찰은 이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보육교사 6명과 40대 원장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2명의 보육교사가 학대 행위가 심하고 상습적이라고 판단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이들 보육교사 2명의 학대 의심행위가 어린이집 CCTV로 확인되는 것만 50~100차례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 아동의 부모들은 보육교사가 원생의 머리채를 잡고 끌거나 걸레로 얼굴을 때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쿠션을 휘두르거나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들이 고기를 구워 먹는 사이 아이들을 방치하는 모습도 CCTV에 잡혔다.

보육교사 2명의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이원중 인천지법 영장 전담부장판사가 진행한다.

구속 여부는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