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앞서가는 야권과 뒤쫓는 여권의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정권 심판론이 국민의힘의 무기라면 더불어민주당은 가덕신공항 등 지역 현안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하며 반전을 모색 중이다.
야당 앞서 나가는 부산시장 보선 #이언주·박성훈·박민식 단일화 거론 #여당 김영춘·변성완·박인영 경쟁
민주당은 본 경선 후보로 김영춘·박인영·변성완 예비후보(가나다순)를, 국민의힘은 박성훈·이언주·박민식·박형준 예비후보(기호순)를 확정했다. 국민의힘 경선은 다음달 4일, 민주당은 6일 개최된다.
본선 경쟁력을 묻는 여론조사에선 국민의힘의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민주당의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부산일보·YTN 의뢰로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1월 31일~2월 1일)에서 박 전 수석은 28.0%, 김 전 장관은 15.3%였다. 이어 이언주 전 의원(11.2%),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5.1%), 박성훈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3.3%), 박민식 전 의원(2.7%), 박인영 부산시의원(0.9%) 순이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꾸준히 선두를 유지해 온 박 전 수석은 국민의힘 경선을 앞두고 정치적 공방에 휘말리지 않는 데 주력하고 있다. 캠프에선 “잡음 없는 경선이 우선”이란 말이 나온다. 반면에 뒤를 쫓는 인사들은 “유능한 보수”(이언주), “강한 경제시장”(박성훈), “젊은 부산”(박민식)을 내세우며 추격전을 펼치고 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 관계자는 “공관위 심사 등에서 박 전 수석이 크게 앞서가는 결과가 나오자 나머지 세 후보 간에 단일화 논의도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선 친노·친문 표를 놓고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인 부산에선 친노·친문 성향 권리당원 약 2만9000명의 표심이 승부처다. 그래서 김 전 장관은 줄곧 ‘노무현 정신’을 내세워 왔고, 변 전 권한대행은 친노·친문계의 ‘어른’인 송기인 신부를 후원회장으로 영입했다. 박 시의원은 ‘노사모’ 출신이기도 하다. 세 사람은 “중앙정치 경험”(김영춘), “행정가 출신 전문가”(변성완), “강단 있는 여성 후보”(박인영) 등을 내세우고 있다.
여야 간 승부를 가를 최대 요소로는 ‘정권 심판론이 통할지’가 꼽힌다. 여야의 부산·울산·경남 지역 지지도가 엎치락뒤치락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었지만, 대체로 국민의힘이 근소하게나마 앞서 있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현 정권 들어 여당에 등을 돌린 바닥 민심은 심상치 않다.
이를 뒤집기 위해 민주당은 가덕신공항 특별법, 부산-시베리아 연결 남북고속철도를 위한 당내 특위 구성 등의 정책 카드를 내밀고 있다. 박재호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은 “기회를 한 번 더 줘야 한다는 시민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역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일 직접 부산을 방문해 가덕신공항 건설을 지지하고, 한·일 해저터널 건설을 약속하면서 맞불을 놨다. 안병길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은 “성추행 혐의로 물러난 오거돈 전 시장과 민주당에 대한 심판 여론이 여전히 있다”고 했다.
지난달 말 “부산에 계신 분들은 ‘조중동’을 너무 많이 봐서 나라 걱정만 하고 계시는지 한심스럽다”는 박재호 민주당 위원장의 말이 지역에서 논란이 됐다. 지역 정서를 건드리는 작은 실수가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