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환자 아직 많다

중앙일보

입력

이달 24일은 '세계 결핵의 날'이다.

대표적 후진국 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한해 200만여명이 결핵으로 생명을 잃고 있다.

우리나라도 결핵 사망률이 인구 10만명당 6.7명으로 10대 사망 원인에 포함되며 해마다 3200여명이 숨진다. 국내 결핵환자는 22만여명으로 추산되며, 이는 일본의 3.1배, 미국의 16.6배에 달한다. 최근 서울과 경북의 고등학교에서 결핵 환자가 집단 발생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결핵은 결코 잊혀진 질환이 아닌 셈이다.

결핵균이 감염자의 기침이나 가래 등을 통해 공기 중으로 전염돼 발생하는 결핵은 전신 권태감과 미열.식은 땀.기침.가래.체중 감소.객혈이 나타난다. 초기에 약물치료를 받게 되면 대부분 완치할 수 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나 당뇨.만성 간질환.신부전증.알코올 중독.영양 결핍 등 면역력이 평소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 결핵 증상이 나타나면 빨리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문제는 약물 치료 기간이 길다는 것. 한두 알의 약으로 단숨에 낫는 방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최소 6개월 이상 하루 10알 가까운 알약을 빼놓지 않고 복용해야 한다.

약물 치료 초기에 증세가 좋아지면 환자가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이 경우 약에 내성(耐性)을 지닌 결핵균이 생길 수 있다.

국내 결핵 사망자의 대부분이 내성 결핵균에 의한 사망자다. 약물복용 뒤 2주 쯤 지나면 가래에서 결핵균이 발견되지 않으므로 전염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른 식구들이 건강하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5세 이하 어린이는 집안에 결핵 환자가 있을 경우 소아과를 찾아 결핵 진단을 받고 예방 목적으로 결핵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결핵에 걸렸다고 바로 휴직이나 직장을 그만둘 필요는 없지만 과로하지 않고 균형 잡힌 영양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핵의 근본적 치료는 개인의 면역력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신생아를 대상으로 한 결핵예방 접종(BCG)도 서둘러야 한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결핵이 다시 고개를 듦에 따라 과거 '출생후 1년 미만 접종'에서 '1개월 미만 접종'으로 접종지침을 변경했다. 결핵 백신은 일찍 접종할수록 예방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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