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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카' 놓친 현대차 시총 13조 증발···개미는 곧장 기아차 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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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왼쪽)와 애플의 로고. [중앙포토]

현대차(왼쪽)와 애플의 로고. [중앙포토]

연초부터 기대를 모았던 현대차그룹과 애플과의 만남이 무산 위기에 놓이면서 8일 관련 주식이 일제히 급락했다. 이날 현대차그룹의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13조4000억원가량 증발했다.

8일 현대차는 전 거래일(5일 종가 24만9500원)보다 6.2% 하락한 23만4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현대ㆍ기아차가 이날 “애플과 자율주행차 협의를 진행하지 않는다”는 공시가 불러온 후폭풍이다. 지난달 애플과의 자율주행차(애플카) 개발 가능성이 제기된 지 한 달 만에 협의 중단 사실을 알린 셈이다.

이런 소식에 기아차(-14.9%), 현대모비스(-8.6%), 현대위아(-11.9%), 현대글로비스(-9.5%) 등 현대차그룹의 계열사 주가도 덩달아 급락했다. 이들 5개 기업의 시가총액은 125조4439억원(에프앤가이드 자료)으로 전 거래일(5일 기준 138조9222억원)과 비교하면 13조4782억원(9.7%) 쪼그라들었다. 현대차 급락 여파에 코스피도 전 거래일보다 0.94% 하락한 3091.24로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의 애플카 이슈는 개인투자자의 수급에도 영향을 끼쳤다. 현대차그룹과 애플과의 협력설이 나온 지난달 8일부터 이달 5일까지 개인투자자는 현대차 주식(9157억원)을 1조원 가까이 사들였다. 여기에 계열사 4곳(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글로비스)에 몰린 동학 개미의 순매수 금액까지 더하면 총 2조8139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개인이 코스피시장에서 순매수한 규모(21조2546억원)의 13%를 넘어선다.

상당수 개인투자자는 현대차 주가 급락으로 투자 손실을 볼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개인은 주가 조정을 오히려 싼 값에 주식을 살 기회로 삼았다. 8일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1위 종목이 기아차다. 이날 하루 개인투자자는 240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뒤를 이어 1700억원의 개인 자금이 몰린 현대모비스가 2위에 올랐다. 현대글로비스는 4번째로 순매수 금액(606억원)이 많았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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