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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로 떠나는 김하성, "류현진 선배와 맞대결 꿈꾼다"

중앙일보

입력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8일 기자회견에서 새 유니폼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8일 기자회견에서 새 유니폼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올해 메이저리그(MLB)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김하성(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정말 열심히 해서 어린 선수들의 좋은 롤모델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하성은 8일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켄싱턴호텔에서 MLB 진출 기념 기자회견을 열고 "7년 동안 KBO리그에서 뛰면서 많은 걸 배웠다. 고교 시절 나는 프로 입단도 장담할 수 없는 선수였는데, 좋은 구단에서 좋은 지도자와 동료들을 만나 자신감을 얻었다.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하게 돼 정말 영광"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2014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입단한 김하성은 프로 첫 시즌부터 1군 무대에 진입한 뒤 2015년 팀의 주전 유격수로 발돋움했다. 이후 매년 성장을 거듭하면서 공수를 겸비한 국가대표 주전 유격수로 자리매김했다. KBO리그 7시즌 통산 성적은 타율 0.294, 홈런 133개, 575타점. 특히 지난 시즌엔 타율 0.306, 홈런 30개, 109타점, 도루 23개로 최고의 활약을 했다.

이제 그에게 KBO리그는 좁다. 김하성은 지난해 말 구단의 동의를 얻어 MLB 포스팅을 신청했다. 많은 구단이 그에게 관심을 보였다. 결국 지난달 1일(한국시각) 샌디에이고와 4+1년간 최대 3900만 달러(약 424억원)에 계약했다. KBO리그를 거친 한국인 야수 중 가장 좋은 대우다.

김하성은 "1년 전 MLB 도전을 선언하고 난 뒤 야구가 더 잘 됐다. MLB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KBO리그에서 뛸 때부터 근육을 많이 불렸다. 계약한 뒤에는 '어떻게 한 시즌을 다치지 않고 잘 치를까'를 고민하고, 피칭머신을 통해 빠른 공도 치면서 훈련했다"며 '준비된 메이저리거'임을 자부했다.

김하성은 23일 샌디에이고 스프링캠프에 합류한다. 키움에서 늘 주전 자리를 보장받던 그가 이젠 주전 2루수 경쟁을 시작해야 하는 시기다. 샌디에이고 내야엔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3루수 매니 마차도 등 정상급 내야수가 포진했다. 당장 김하성이 노릴 수 있는 자리는 2루뿐이다. 지난해 신인왕 후보로 여러 차례 거론됐던 제이크 크로넨워스가김하성의 경쟁자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내야진이 워낙 막강해 나도 그 부분을 걱정했다. 하지만 MLB 모든 팀에 좋은 선수가 있다. 경쟁이 두려웠다면 빅리그에 진출하지 않았을 것이다. 좋은 내야수와 함께 뛰면 내가 배울 수 있는 것도 많다"고 몸을 낮췄다.

이어 "프로에서는 유격수와 3루수를 오갔지만, 고교 때 2루수로 뛰었다. 프로에서 백업 내야수로 뛸 때 2루수의 발동작을 배우기도 했다. 유격수에서 2루수로 포지션을 바꾼 선수들이 성공하는 사례를 자주 봤다. 팀이 정말 원하면 외야수를 맡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내야수로 뛰는 게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MLB에서 가장 상대해보고 싶은 투수도 주저 없이 공개했다. KBO리그 출신 빅리거들에게 더 넓은 문을 열어준 선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다. 김하성은 "내가 프로에 왔을 때 현진이 형은 이미 빅리거였다. TV로 보면 정말 좋은 공을 던지신다. 현재 메이저리그 상위권 투수니까, 내가 못 치더라도 한 번쯤은 현진이 형 공을 타석에서 보고 싶다"고 희망했다. 또 "내가 샌디에이고와 계약하기 전부터 형이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격려한 게 큰 힘이 됐다. 늘 도움을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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