腦 기능만큼 뇌종양 증상도 다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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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腦)는 만물의 영장인 인간의 심신(心身)을 지배하는 장기다. 따라서 뇌에 생긴 종양은 침범 부위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증상을 나타낸다. 환자들이 뇌와 관련 없는 과를 전전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뇌종양은 전체 종양의 2%에 불과하지만 어린이 암에선 20~40%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문제는 고령화로 성인에게서도 뇌종양 발병률이 계속 증가하는 것이다. 성인 뇌종양은 최근 30년 동안 세배 이상 증가했다.

뇌(腦)는 만물의 영장인 인간의 심신(心身)을 지배하는 장기다. 따라서 뇌에 생긴 종양은 침범 부위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증상을 나타낸다. 환자들이 뇌와 관련 없는 과를 전전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뇌종양은 전체 종양의 2%에 불과하지만 어린이 암에선 20~40%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문제는 고령화로 성인에게서도 뇌종양 발병률이 계속 증가하는 것이다. 성인 뇌종양은 최근 30년 동안 세배 이상 증가했다.

◇다양한 증상이 특징

6개월 동안 생리가 없어 고민했던 H씨(23.여). 최근 시력도 급속히 나빠져 안과를 찾았지만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결국 안과 의사의 권유로 신경외과를 방문한 결과 지름이 2㎝인 뇌하수체 종양을 발견했다.

뇌하수체는 우리 몸의 각종 호르몬을 만들고 조절하는 센터. 위로는 시(視)신경이 지나가고, 양쪽으론 눈동자를 움직이는 뇌신경이 있다.

따라서 이 부위에 종양이 생기면 각종 호르몬 분비 이상으로 무(無)월경.유즙 분비.거인증.성장장애 등이 나타난다.

종양이 커지면 시신경을 눌러 시력이 떨어지고 복시(複視)현상도 생긴다. 이렇듯 뇌종양은 생긴 부위에 따라 전혀 예상치 못한 증상을 나타낸다. 환자들은 '성격이 변했다'고 정신과를 방문하고, 어지럼증과 청력이 눈에 띄게 떨어져 이비인후과를 찾기도 한다.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김정훈 교수는 "H씨처럼 시신경 손상이 진행된 상태에서 방치하면 생명을 건지더라도 시력을 잃을 위험이 있다"며 "크기가 작을수록 치료 효과도 좋고 재발률이 낮으므로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전이성 뇌종양도 흔하다

1차적으로 뇌에서 발생한 종양은 다른 부위로 전이되는 경우가 드물다. 반면 폐.간.유방.대장 등 다른 부위에서 뇌로 옮겨 간 뇌종양은 흔하다.

왼쪽 다리에 마비증상이 오면서 말이 약간 어눌해져 정형외과를 찾은 M씨(58). 각종 검사 결과 뇌에서 크고 작은 종양이 다섯개나 발견됐다.

원발 부위는 폐암으로 밝혀졌다. M씨는 폐암 증상이 아직 나타나기도 전에 전이된 뇌종양 증상이 먼저 나타난 경우다.

전이성 뇌종양의 예후는 지극히 나쁘다. 서울대 의대 신경외과 정희원 교수는 "전이성 뇌종양 환자는 방사선 치료.항암 치료 등을 받아도 평균 여명(餘命)이 9~11개월 정도"라며 "치료도 뇌압이 올라가 생기는 심한 두통이나 팔.다리 마비 등 불편한 증상을 해소시키는 데 주력한다"고 설명한다.

*** 예방법 없어 조기진단 중요

◇조기 진단.조기 치료가 중요

뇌종양은 아직 정확한 원인을 모르며 예방법도 없다. 따라서 일찍 발견.치료하는 것이 최선이다. 진단은 뇌CT 또는 MRI 같은 영상진단장치를 이용하거나 뇌혈관 촬영을 하기도 한다.

정희원 교수는 "뇌종양의 치료 효과는 발병 부위, 암세포의 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절반은 완치할 수 있다"고 밝힌다. 불행히도 우리나라 환자들은 종양의 크기가 5㎝ 이상 자란 후 병원을 찾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

치료법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술.방사선 치료.항암 치료.유전자 치료 등을 다양하게 적용한다. 예컨대 뇌하수체 종양은 코를 통해 내시경을 넣고 문제의 혹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는다.

반면 나이가 많거나 심장병.당뇨병.폐질환 등 다른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 숨골 등 수술이 불가능한 부위에 생긴 종양, 여러 개의 전이성 뇌종양 등엔 감마 나이프 치료를 한다.

감마 나이프 치료법은 방사선 동위원소(Co60)에서 나오는 감마선의 교차 중심점을 병소에 정확하게 조사(照射)해 주변의 정상 뇌엔 손상을 주지 않는 방사선 치료법이다. 단 종양의 크기가 3㎝ 미만으로 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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