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하이관(山海關)이 뚫렸다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島)시 산하이관은 예부터 중국 동북(東北)지역과 화북(華北)지역을 연결하는 요충지로 유명하다. 만주 지역의 호랑이(정치 세력)들이 중국을 넘볼 때 반드시 깨고 넘어야 할 요새가 바로 산하이관이다. 가깝게는 청(淸)나라가 산하이관을 넘어 명(明)을 치고 중원을 차지했다.
그런 산하이관이 뚫렸다. 베이징에서 헤이룽장(黑龍江) 성 하얼빈을 연결하는 고속철도가 깔린 것이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에는 “산하이관 너머에는 투자하지 말라”는 말이 통용됐다. 산하이관의 바깥 지역인 동북 3성(지린성·랴오닝성·헤이룽장성)은 척박한 곳인 만큼 여기에 돈 묻을 생각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게다가 랴오닝 서북지역은 랴오닝성에서 경제가 뒤처진 지역의 대명사로 불려 왔다. 오랫동안 폐쇄되고 낙후된 교통이 주요 원인이었다. 그중에서도 랴오닝성 성도 선양과 베이징의 중심에 위치한 차오양(朝陽)시 일대가 문제였다.
‘산하이관으로 돌아갈지언정 차오양에서 출발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당시 이곳 교통은 상당히 불편했다. 이곳은 친황다오~산하이관~진저우처럼 지대가 평평하지 않았고 언덕이 길게 늘어져 있고 기복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눈엣가시 차오양시가 동북지역의 새로운 출입구로 등극했다. 베이징과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을 잇는 징하(京哈)고속철도의 전 구간 개통으로 동북과 화북지역을 연결하는 교두보가 된 것이다.
베이징-하얼빈 전 구간 개통은
랴오닝 차오양시에게 어떤 혜택을 준 걸까
지난 22일(현지 시각)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징하 고속철도의 미개통 상태였던 베이징 차오양(朝陽)역과 허베이성 청더난(承德南)역까지의 구간이 개통되며 베이징~하얼빈을 잇는 전 구간이 개통됐다.
베이징-랴오닝 선양 구간도 잇달아 이어지며 랴오닝 서북부 지역은 베이징-톈진-허베이 지역과 2시간 경제권을 형성하고 여러 역이 베이징의 주요 도시 지역에 직접 도달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교두보 역할을 차오양시가 하는 것이다. 해당 지역은 중국 북방의 신흥 교통 허브이자 선진 제조업 집적지가 될 전망이다.
또한 차오양시는 해당 이점을 활용하여 베이징-톈진-허베이 공동 발전 전략에 통합하고 산업 이전을 이어받아 공동 발전에 통합된 전략적 선도 지역이 되며, 랴오닝성 대외 개방 합작의 서문 역할을 하게 된다.
동북지역과 화북지역을 빠르게 오갈 수 있는 통로가 신설되면서 수백 년간 산하이관을 두고 안팎을 나눴던 경계도 모호해졌다.
징하고속철도의 개통으로 산하이관의 “바깥지역”이었던 중국 둥베이(東北)지역과 “안쪽 지역”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 지역 간 경제적 유대감이 형성되고 인적·물적 자원의 빠른 이동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 외에도 동북지역 철도의 화북 출입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줄곧 동북과 화북 직통을 가로막았던 산하이관의 여객 운송 기능은 서서히 줄어들 것이며 화물 운송 통과량은 늘어날 전망이다.
차이나랩=김은수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