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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진 60대 여성 일으키던 50대 여성…돕자마자 찾아온 비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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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귀포경찰서 본관 전경. 연합뉴스TV

제주 서귀포경찰서 본관 전경. 연합뉴스TV

길을 건너다 넘어진 60대 여성과 이를 보고 도와주려던 50대 여성이 한꺼번에 음주운전 화물차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60대 여성은 화물차에 치여 사망하고 50대 여성은 중상을 입었다.

28일 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32분쯤 서귀포 대정읍 하모3리복지회관 동쪽 도로에서 1톤 트럭이 보행자 2명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A씨(66)는 화물차에 치여 튕겨나가면서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A씨를 도와주려던 또 다른 보행자 B씨(50)는 팔다리 골절 등 큰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사고 전 A씨가 길을 건너다 넘어진 것을 본 B씨는 부축하기 위해 가까이 다가갔다. B씨가 A씨를 도와 일어나자마자 화물차 운전자 김모(57)씨가 이들을 덮쳤다.  

김씨는 음주운전을 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장에서 음주측정을 거부했다. 이에 경찰은 김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상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현행범으로 입건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아울러 경찰은 운전자가 제한속도 시속 30㎞를 위반했는지 여부 또한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김씨가 조사 과정에서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씨는 사고를 낸 직후엔 오히려 119에 신고한 시민을 협박하고 출동한 경찰관에게는 운전자가 사라졌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의 사고 전 동선을 파악해 술을 마셨는지 여부와 어떤 술을 마셨는지 등을 추가로 수사해 보강할 계획”이라며 “음주량을 확인하기 위해 위드마크 공식적용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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