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받으면 수학 성적은 56%, 영어 성적은 53% 오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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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을 받으면 수학 성적이 상위권에 속할 확률이 56%, 영어는 53%가 각각 상승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KERI)이 고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일반고의 인문계 학생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다.

하위권으로 떨어질 확률도 각각 57%, 49% 줄어들어

27일 한경연에 따르면 수학 과외를 받을 경우 성적 상위권(0~30%)에 속할 확률은 56% 증가하고, 하위권(70~100%)으로 떨어질 확률은 57%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위권에 속할 확률도 33% 낮아졌다. 영어의 경우 상위권에 속할 확률은 53% 높아지고, 하위권으로 떨어질 확률은 4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공교육 강화를 위한 교육 재정이 늘어나고 있지만, 사교육은 계속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초·중·고 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2007년 77%로 최고치를 찍은 뒤 꾸준히 하락해 2016년 68%까지 낮아졌지만, 2017년(71%)부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2019년에는 75%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또 한국은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나, 최근 들어 점수 자체는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PISA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년 주기로 나라별로 만 15세(중3~고2) 학생의 읽기·수학·과학 학습 능력을 평가하는 지수다. 보통 학력 이상의 비율은 2016년 83%에서 2019년에는 74%로 떨어졌다. 특히 수학의 경우 2016년 보통 학력 이상의 비율은 78%였으나 2019년은 66%로 하락 폭이 더 컸다.

학생들의 학력이 떨어지고 있지만 국·공립 교사의 수업 시간당 급여 수준은 OECD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의 경우 15년 차 교사의 평균 연간 급여는 5만6587달러(약 6200만원)로 OECD 평균 4만6801달러(약 5100만원)보다 1만 달러(약 1100만원) 높았다. 반면 연간 수업시간은 OECD 평균인 778시간보다 적은 676시간이었다. 교사의 연간 급여액을 연간 수업시간으로 나눠 계산한 수업시간당 급여액은 한국이 OECD 평균의 1.4배 수준이었다.

유진성 KERI 연구위원은 “공교육 재정 확대에도 사교육이 성적에 미치는 영향이 여전히 높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교육 격차 확대가 우려되고 있어 방과 후 자유수강권 지원 등 사교육에서 소외된 저소득층 학생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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