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 뇌졸중 위험 증대" … 대만 연구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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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대기오염에 노출된 사람들은 뇌졸중으로 병원에 입원할 위험이 훨씬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BBC 인터넷판이 대만의 연구 보고서를 인용, 10일 보도했다.

대만 가오슝(高雄) 의대 춘-위 양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의학저널 '뇌졸중'에 기고한 보고서에서 주요한 대기오염원인 이산화질소와 미세먼지의 대기 중 농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뇌졸중 입원환자 수도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대기오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대만 제2의 도시이자 중공업 단지인 가오슝에서 지난 1997-2000년 사이 2만3천179명의 입원 환자와 그 기간의 대기오염 수치를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의 농도가 높을수록 가장 흔한 유형인 두 가지 종류의 뇌졸중(뇌 혈관 파열에 의한 뇌졸중, 뇌로 가는 혈류를 차단하는 혈정 형성에 의한 뇌졸중)으로 입원하는 환자들의 수가 크게 늘어났으며, 특히 기온이 섭씨 20도를 넘는 더운 날에는 이같은 현상이 더 두드러진 것으로 드러났다.

미세먼지의 농도가 66.33㎎/㎥ 정도 상승할 때 뇌 혈관 파열로 입원할 위험은 54%나 증대됐다. 이산화질소의 경우에도 대기중 농도가 7.08 ppb 상승하면, 위험도가 비슷하게 높아지는 것으로 계산됐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대기 오염이 혈액을 탁하게 하는 작용을 해 혈액을 펌프질하는 심장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혈전 생성이나 혈관 손상 같은 위험을 높인다고 믿고 있다.

춘-위 양 교수는 따라서 "더운 날에는 대기오염을 피해 실내에 머물고, 필요하다면 에어컨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그러나 영국 글래스고 대학 심혈관연구소의 존 리드 교수는 아열대기후지역의 대기오염에 대한 보고서만으로 대기오염과 뇌졸중의 연관성을 전체적으로 결론짓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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