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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는 낙하산 탓이라던 민변, 공공기관 줄줄이 상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인적 쇄신 없는 조직 개편과 충성도 기준의 낙하산 인사로 인해 국가재난관리 시스템은 무력화될 뿐이었다”

진상규명위 김택수, 도공 감사로 #공항공사·법률공단 등 이미 포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이 세월호 참사 5개월 뒤인 2014년 9월 펴낸  『416 세월호 민변의 기록』이란 책의 머리말 한 대목이다. 참사 원인 중 하나로 낙하산 인사의 폐해를 꼽았다.

그랬던 민변의 세월호 진상규명특별위원회에서 활동했던 김택수 변호사(법무법인 정세)가 지난 5일 한국도로공사 상임감사위원에 취임했다. 그는 보도자료를 통해 “도공이 사랑과 신뢰의 ‘1등 공기업’으로 거듭나는 희망을 키워가겠다”고 했다. 연봉은 지난해 기준 9927만원이다.

민변 출신의 공공기관 진출은 문재인 정부에서 두드러졌다. ‘낙하산 인사’란 비판에도 이런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해 11월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이주여성법률지원단장을 지낸 박수진 변호사를 비상임이사에 임명했다. 공항공사가 지난해 비상임이사에게 지급한 돈은 3000만원이다.

법무 관련 공공기관에는 이미 민변 출신이 상당수 포진해 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정부법무공단, 대한법률구조공단,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등이 그렇다. 민변 회장 출신 장주영 변호사는 2019년 1월부터 정부법무공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장 변호사는 민변 회장이던 2014년 2월 ‘박근혜 정권에 대한 민변 10대 요구 사항’을 발표한 적 있다. 그 중 7번째 요구는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를 즉각 중단하고 개혁하라”였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의 이상호 사무총장과 김제완·최은순 비상임이사도 민변 출신이다. 이 사무총장과 최 이사는 민변 부회장을 지냈다. 2019년 12월 사임한 조상희 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은 최초의 민변 출신 공단 이사장이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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