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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력 결핍' 어린이 비행 청소년 되기 쉬워

중앙일보

입력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는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ADH
-D)'가 청소년 비행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삼성생명공익재단 사회정신건강연구소(소장 이시형)가 지난 3~5월 삼성서울병원 소아정신과 연구팀과 함께 서울보호관찰소에 입소한 청소년 2백9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의 19%가 ADHD 문제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전국 중.고생 1천22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는 7.4%만 ADHD 증상을 보여, 비행청소년의 ADHD 유병률이 일반청소년에 비해 3배 가까이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여자의 경우 비행 청소년의 ADHD 유병률이 33.3%로 일반청소년의 5.5%에 비해 무려 6배로 높았다.

연구팀은 "ADHD를 아동기에 치료하지 않은 채 청소년기에 이를 경우 비행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며 "ADHD를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학습부진 해소.생활 적응력 향상뿐 아니라 청소년 범죄를 예방하는 효과도 크다"고 주장했다.

또 ADHD 증상이 있는 비행청소년이 ADHD 증상이 없는 비행청소년에 비해 폭력적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더 많았다. ADHD 증상이 있는 비행청소년 중 48.3%가 강도.폭력.성폭행 등 폭력적인 범죄행위로 보호관찰소에 입소한 반면 ADHD 증상이 없는 경우는 36.6%만 폭력적인 범죄를 저질렀다.

이에 대해 삼성서울병원 소아정신과 김지혜 박사는 "이는 ADHD 증상을 갖고 있는 청소년의 경우 그렇지 않은 또래에 비해 충동적.공격적.반사회적 행동성향이 훨씬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박사는 "비행청소년 중 ADHD 유병률이 높은 만큼 보호관찰소에 입소하는 청소년들에게 단순한 처벌이나 사회봉사명령보다는 정확한 정신과적 진단과 치료가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뇌의 미세한 손상이나 유전적인 원인 등에 의해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ADHD는 환경 변화.행동 수정과 약물치료로 증세를 완화시킬 수 있다.

ADHD는 대개 만 5~7세쯤 충동적인 성향과 주의력 결핍 등의 성향을 보임으로써 드러나며,어린이 ADHD의 절반 정도는 청소년기로 이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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