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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아이 쇼핑 아냐···文 발언 경악" 회견 직후 청원 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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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온·오프 혼합 방식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현안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온·오프 혼합 방식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현안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입양이라는 것은 아이를 골라 쇼핑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18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끝난 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엔 이런 청원이 올라왔다. 문 대통령이 이날 회견에서 양부모 학대로 입양아가 사망한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재발 방지 대책으로 입양 아동을 바꾸는 방안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청원인은 ‘입양을 기다리는 아이들과 양부모님께 사과하셔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오늘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썼다. 문 대통령은 회견에서 ‘정인이 사건’의 재발을 막을 수 있는 해법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입양 부모의 경우에도 마음이 변할 수가 있기 때문에 일정 기간 안에는 입양을 다시 취소한다든지 또는 여전히 입양하고자 하는 마음은 강하지만 아이하고 맞지 않는다고 할 경우에 입양 아동을 바꾼다든지…”라고 말했다. 청원인은 문 대통령의 발언을 “정말 무서운 말”이라고 비판했다.

정인양을 입양한 후 수개월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1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양부 안모씨가 탄 차량이 나오자 시민들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뉴스1]

정인양을 입양한 후 수개월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1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양부 안모씨가 탄 차량이 나오자 시민들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뉴스1]

청원인은 “아이를 바꿔주면 이 아이(정인이)는 살고 바뀐 아이도 살았을까요”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입양이라는 것은 아이를 골라 쇼핑을 하는 것이 아니다. 입양이라는 것은 아이를 사고 맘에 들지 않으면 반품하고 환불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그 사람들(정인이 양부모)이 양부모라기보다는 살인자라는 것에 포커스가 맞춰져야 하지 않을까”라며 “이 나라의 대통령마저 입양을 기다리는 아이들과 그 양부모를 저런 취급 하면 그 아이들은 대체 누구의 보호를 받아야 하느냐”고 따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일에도 ‘정인이 사건’ 관련 메시지 첫 줄에서 “입양 아동을 사후에 관리하는 데 만전을 기해 달라”고 밝혀 입양 부모들의 반발을 샀다. 정인이 사망의 원인을 일차적으로 입양에서 찾은 것이다.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한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엔 ‘입양’이라는 단어가 11번 등장한다. 당시 입양 부모들은 “잠재적 아동학대 범죄자 취급을 받았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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