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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도 코로나로 전전긍긍하는 기업들…바이든 변수 불안불안

중앙일보

입력

독일 수도 베를린의 한 아이스링크장을 개조해 마련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센터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독일 수도 베를린의 한 아이스링크장을 개조해 마련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센터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21년 새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기업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미국에서 조 바이든 정부가 새로 출범하는 것도 기업 환경에서 불확실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재계의 우려는 신년사에 잘 반영돼 있다.

백신 보급 글로벌 경제 회복 좌우할 듯 #주요국 친환경 정책은 위기이자 기회

17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올해 대기업 신년사에서 ‘고객’과 ‘성장’이 3년 연속 가장 많이 언급된 가운데, ‘코로나’가 신규 핵심 키워드로 합류했다. 그동안 많이 쓰이던 ‘혁신’과 ‘경쟁’은 주요 키워드에서 뒤로 밀려났다. ‘코로나’와 함께 ‘생각’과 ‘마음’ 등 감성적 표현이 새로운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함께 경험한 구성원을 다독이고, 이들의 위기 극복 동참을 제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막 시작된 가운데 백신 보급 속도와 효과에 따라 세계 경제 회복세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 간 백신 확보 경쟁이 치열해져 백신 접종에 들어간 국가들의 경제가 먼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유럽·일본의 경우 2회 접종 기준으로 모든 국민이 접종을 받을 수 있을 만큼 백신을 확보했지만 한국은 다른 국가에 뒤처져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은 20일(현지시간) 취임할 예정이다. 14일(현지시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코로나19 대책과 함께 경기 부양책을 설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은 20일(현지시간) 취임할 예정이다. 14일(현지시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코로나19 대책과 함께 경기 부양책을 설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도 변수다. 20일(현지시간) 취임 예정인 바이든 대통령은 글로벌 리더로 ‘미국의 귀환’을 천명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과 달리 세계무역기구(WTO)와 세계보건기구(WHO) 등 다자기구와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 Friendly) 정책과 감세 정책을 펴던 트럼프 정부와 달리 바이든 정부는 파리기후협정 복귀와 증세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여 기업의 부담은 늘어날 공산이다.

다만 미국의 친환경 정책 기조 강화와 함께 유럽과 일본을 중심으로 탈탄소 정책 역시 힘을 받을 전망이다. 미국은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올해부터 10년간 5조 달러를 친환경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는 2040년까지 내연기관 자동차 퇴출을 선언했다. 일본도 기금 2조 엔을 만들어 탈탄소 연구개발(R&D)에 10년간 지원할 계획이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주요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도 눈여겨봐야 한다. 미국은 지난달 인프라 개발과 교육을 강조한 9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 안에 여야가 합의했다. 상반기 내 추가 경기부양책도 예고돼 있다. 유럽은 7500억 유로 상당의 금융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도 5G 등 7대 신형인프라 설비에 향후 5년간 10조 위안을 투자할 예정이다.

코로나 피해 적은 동남아 시장 부상하나

동남아 시장이 급부상할 것인가도 관건이다. 온난한 기후로 동남아 국가들은 코로나19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게다가 중국의 해양 진출에 따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중심 지역으로 떠올랐다. 덕분에 동남아 국가 간 글로벌 기업 유치를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수도 이전 프로젝트와 태국의 동부경제회랑(EEC) 등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도 계획돼 있다.

김봉만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협력실장은 “새해 기업들은 백신, 미국 신정부, 친환경, 경기 부양, 신시장과 같은 핵심 단어를 주시해야 한다”며 “이러한 키워드가 글로벌 경제의 위기 요인인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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