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형성차단 항암제, 신장암에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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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의 생명줄로 이용되는 새로운 혈관의 형성을 차단하는 신세대 항암제로 현재 실험단계에 있는 아바스틴(Avastin)이 신장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연장하는데 다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의 제임스 양 박사는 의학전문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가장 흔한 형태의 신장암인 투명세포(clear-cell) 신장암 환자 1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시험 결과 아바스틴이 암의 진행을 약 2개월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투명세포 신장암은 VHL이라고 불리는 종양억제 유전자 두 쌍이 모두 변이를 일으킬 때 발생한다. 이 유전자가 통제력을 상실하면 혈관내피성장인자(VEGF)라고 불리는 성장호르몬이 과잉분비돼 혈관형성을 촉진하게 된다.

아바스틴은 VEGF의 생산을 차단하는 작용을 한다.

양 박사와 함께 연구에 참여한 스티븐 로젠버그 박사는 아바스틴을 보다 장기간 투여하거나 종양이 비교적 작았을 때 일찍 투여하면 보다 더 나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달 보스턴에서 열린 한 암학술회의에서 발표된 한 연구보고서는 암세포가 전이된 결장암 환자들에게 아바스틴을 투여한 결과 생존기간이 평균 4개월 연장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일련의 임상시험 결과는 암세포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새로운 혈관 형성을 차단하면 암을 제압할 수 있다는 보스턴 아동병원 주다 포크먼 박사의 이론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아바스틴은 생명공학회사 지넨테크(Genentech)가 개발한 새로운 항암제로 아직 보건당국의 승인은 받지 못하고 있다. (보스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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