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 고교축구 선수 투병

중앙일보

입력

'급성 뇌수막 패혈증'이란 희귀병으로 양팔과 양다리 절단 수술을 받고 심한 후유증을 앓고 있는 축구 꿈나무가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전북 전주공고 2학년에 재학중인 이동한(17.광주 학동)군.

동한군은 국가대표를 꿈꾸며 고교 축구선수로 활동하던 중 지난해 12월말 갑자기 열이 나는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정밀진단을 받은 결과 범발성 혈액응고장애(DIC)인 '급성 뇌수막 패혈증'이란 판정을 받았다.

이후 동한군은 전북대병원에서 얼굴과 입, 목, 성대가 곪아 패이는 등 각종 합병증을 앓고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된 채 병실에서 병마와 싸우다 올초 양 팔과 양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다.

'DIC'는 20만명 중 1명 가량 발생 가능한 희귀병으로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손과 발 부분에 괴사가 빠르게 진행돼 피부 이식 수술 등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동한군과 동한군의 가족들에게는 병마와의 싸움 이외도 또하나의 근심거리가 있다. 수천만원의 수술 및 치료비를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수천만원대에 달하는 의수 보조기 비용도 걱정이다.

더욱이 그동안 막노동으로 일하며 가족들의 생계를 꾸려왔던 동한군 아버지(43)조차 지금은 아들의 병 간호 때문에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처지다. 학교에서 동창회와 학생들이 모금운동을 전개, 1천만원을 전달해 줬지만 아직 치료비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동한군의 딱한 사정을 접한 광주 동구청이 동한군의 아버지를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로 지정, 월 50만원을 지원해 주고 있다.

전주공고 강원길(37) 감독은 "동한이는 평소 성격이 쾌활해 친구들하고도 잘 어울렸고 오른쪽 수비수로 빠른 발을 가져 톡톡히 해냈는데 너무 안타깝다"며 "재활훈련을 잘 받으려면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군의 아버지 이씨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시작한 축구인데 아들이 꿈을 접어야 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아들이 빨리 회복될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전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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