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신용대출 빗장 연다, 고소득·고신용자는 빼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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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작년 연말 대출 한도를 대폭 줄이거나 대출 자체를 중단했던 주요 시중은행이 새해부터 신용대출의 빗장을 푼다.

연말 중단했던 상품 속속 재개 #전문직 신용대출 한도는 축소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새해 첫 영업일인 1일부터 비대면 신용대출을 재개했다. 4일부터는 영업점 신용대출도 다시 시작한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5일 모바일 신용대출을, 23일부터 영업점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KB국민은행도 12월 실시했던 가계대출 제한을 4일부터 푼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2일부터 2000만원이 넘는 신용대출을 내주지 않았다. 우리은행도 중단했던 ‘우리 WON하는 직장인 대출’ 판매를 이달 중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지난달 24일부터 중단했던 주력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인 ‘하나원큐신용대출’ 재개 시기를 고민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17일부터 중단했던 직장인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을 이달 1일 오전부터 재개했다.

시중 은행이 신용대출을 재개하는 것은 새해가 되며 금융당국이 내건 연간 가계대출 총량규제 등이 초기화되면서다. 금융당국은 연간 4~5%였던 가계대출 증가율이 올해 7%대로 올라가자 시중은행에 총량규제 준수를 강하게 요구해왔다.

중단됐던 신용대출의 문이 다시 열리지만 고소득·고신용자에 대한 대출 규제는 지속될 전망이다. 각 시중 은행은 지난해 말 시행한 고소득·고신용자에 대한 신용대출 한도 축소를 올해에도 이어가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오는 6일부터 전문직 신용대출 한도를 최대 1억5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하향 조정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고액신용대출은 꼼꼼히 살펴보되, 서민에게 나가는 대출은 적극적으로 취급해달라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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