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소방관 유족들 "순직 인정" 촉구

중앙일보

입력

"공무원이 근무중 숨졌는데...순직 처리도 안되다니..."

근무중 동료에게 살해당한 소방관의 유족들이 고인의 순직 처리와 국립묘지 안장, 국가유공자 인정 등을 촉구하며 장례절차를 미룬채 빈소에서 10일째 농성중인 것으로 드러나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7일 국립의료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새벽 근무중이던 서울 종로구 숭인동 소방파출소 내에서 동료 박모(35)씨에게 흉기로 찔려 살해당한 소방관 조모(34)씨의 유족 5명은 이 병원에 차려진 빈소 앞에서 10일째 농성중이다.

빈소 앞에 '국립묘지 안장, 국가유공자 인정' 등의 대자보를 내건 유족들은 "경찰 수사결과 밝혀진 정황을 살펴보면 파출소내 1층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고인이 흉기를 든 박씨의 공격을 받고도 2층 숙직실에서 잠을 자던 동료들을 지키려고 박씨를 말리다 흉기에 수차례 더 찔려 숨졌을 것"이라며 "근무중 억울한 죽음을 당한 고인은 당연히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소방당국은 "소방공무원은 소방공무원법상 화재진압이나 응급구조, 훈련을 하다 숨진 경우에만 순직이 인정된다"며 "박씨의 죽음을 순직으로 인정할 지 여부는 완결된 검찰 수사결과가 나온 후 좀 더 내부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유족들은 "살길이 막막한 자녀들이 아버지의 죽음을 의롭게 기억할 수 있고, 어려운 형편에 도움을 받을 수 있기 위해서라도 고인이 국가유공자로 인정될 때까지 농성을 계속할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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