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접종 2분기로 늦어지면…GDP 최대 230조원 손실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46명 늘어 비상이 걸린 29일 대전 한밭체육관 주차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을 검사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46명 늘어 비상이 걸린 29일 대전 한밭체육관 주차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을 검사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내년에 코로나19 백신 도입 시기에 따라 경제 손실이 수 백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일반 접종이 2분기 이후로 늦어지고 확진자 수가 줄지 않으면 경제성장률이 -2~-8%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런 결과를 담은 코로나19 백신 도입 지연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30일 발표했다. 한경연은 백신 도입 시기와 코로나19 확산세가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영향을 각 시나리오로 나눠 분석했다. 한경연은 “듀크 글로벌 보건혁신센터가 운영하는 리서치 전문기관의 코로나19 전망을 참고해 감염 재생산지수(1명의 환자가 전파하는 숫자)와 백신 도입 시기에 따른 시나리오를 가정했다”고 말했다.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4분기 수준(일평균 337명)을 꾸준히 유지하고 2021년 1분기 백신이 도입되는 것이다. 이런 시나리오로 흘러갈 경우 일반인을 상대로 한 백신 접종이 2분기 이뤄지고, 2022년 3분기에는 코로나19가 종식될 것으로 한경연은 예상했다. 이렇게 흘러갈 경우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3.4%를 기록할 것으로 한경연은 내다봤다.

시나리오1(확산)은 일평균 코로나19 확진자가 1200명으로 증가한 상태에서 낙관 시나리오와 마찬가지로 백신 접종이 이뤄지는 걸 가정했다. 1분기에 백신이 도입돼 2분기 일반접종이 시작되는 것이다. 한경연은 “시나리오1로 흘러갈 경우 내년 성장률은 0%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시나리오2(심각)와 시나리오3(매우 심각)은 확산 시나리오와 비교해 경제적 타격이 크다. 시나리오2(심각)는 일평균 코로나19 확진자 1500명을 가정했다. 내년도 2분기에 백신이 도입되고, 일반접종은 3분기에 시작되는 시나리오다. 이럴 경우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2.7%로 내려앉을 것으로 한경연은 내다봤다.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것이다.

시나리오3(매우 심각)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만들었다. 일평균 코로나19 확진자가 2500명으로 증가하고 2, 3분기에 각각 백신 도입과 일반접종이 시작되는 것으로 가정했다. 이럴 경우 경제성장률은 -8.3%로 떨어진다.

연말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은 하루 평균 1000여명 수준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30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50명 늘었다고 발표했다. 현재까지는 시나리오1의 상황이다. 하지만 상황 악화로 시나리오 2 혹은 3으로 흘러갈 경우 경제 손실은 얼마나 될까. 한경연은 이에 대한 답도 내놨다.

조경엽 한경연 경제연구실장은 “시나리오 2, 3과 시나리오1을 각각 비교하면 내년 GDP 추가 손실은 53조원(시나리오2-시나리오1)에서 230조원(시나리오3-시나리오1)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확진자 증가세 속에서 백신 도입 지연은 모든 경제주체의 경제활동을 제약해 전체 경제시스템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