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추미애 후임 박범계 유력설에 “그래? 그렇게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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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우리나라가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거나 접종이 늦어질 것이라는 염려가 일각에 있다”며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왼쪽은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우리나라가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거나 접종이 늦어질 것이라는 염려가 일각에 있다”며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왼쪽은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정세균 국무총리와의 주례 오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이번 주중 교체하기로 결정했다고 정부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에 “주례 오찬 회동에서 추 장관을 연내에 교체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며 “교체 시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임명과 맞물리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연내’라는 교체 시점은 당의 요구 등을 감안해 조속하게 진행한다는 전제로, 공수처장 검증과 대통령의 요청까지 복합적으로 감안됐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정 총리 오찬, 개각 논의 #이번주 중 추미애 교체엔 공감대 #날짜는 공수처장 임명과 맞물릴 듯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초 문 대통령은 추 장관을 내년 1월 중순 이후쯤으로 예정된 2차 개각 때 다른 부처 장관들과 함께 교체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추 장관에게 ‘명예로운 제대’의 기회를 주고 싶다는 게 문 대통령의 생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민주당에서도 여론을 감안한 조속한 교체의 필요성이 거론되고, 정 총리도 정례 회동에서 같은 주장을 펴면서 결국 “연내 교체”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날 주례 회동에서 정 총리는 빠른 교체에 무게를 실어 건의했으나 문 대통령은 추 장관의 ‘명예 제대’에 대해 고심하는 표정이 많았다고 한다.

추 장관 교체 시점은 이날 국회가 추천을 완료한 공수처장 후보 2인에 대한 검증 기간을 고려해 30일이나 31일이 유력하다고 한다. 공수처장 후보로 추천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과 이건리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중 문 대통령이 한 명을 선택해 발표하게 되는데 이 두 사람을 검증하는 데 시간이 며칠 더 필요다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다.

박범계

박범계

추 장관의 후임으로는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그는 판사 출신으로 법무부 장관직과 관련해 ‘검사 배제’를 지켜온 문 대통령의 인사 원칙과도 부합한다. 박 의원은 문 대통령과는 노무현 정부 민정2비서관·법무비서관으로 이미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오래 활동했고, 윤석열 검찰총장과는 사법연수원 동기이기도 하다.

다만 일각에선 “박 의원의 입각을 확정적이라고 말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여권의 핵심 인사는 “박 의원 역시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아직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문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할 때까지는 속단하기 이르다”고 전했다. 이날 문 대통령과 정례 오찬을 한 정세균 총리도 박 의원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는 주변의 얘기에 “그래? 그렇게 될까?”라며 명확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편 이번 개각이 추 장관 교체에 초점이 맞춰진 사실상의 별도 개각으로 진행되면서 개각 폭은 법무부 외에 한두 부처가 추가되는 원포인트 수준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변수는 서울시장 출마설이 도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거취인데, 만약 박 장관의 출마 의지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을 경우 이번 개각 대상에선 빠질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주 법무부를 포함한 2∼3개 부처 장관을 교체한 후 내년 1월 중순에 중폭 이상의 개각을 할 가능성이 크다.

또 1월 개각과 함께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교체를 포함한 청와대 개편도 이뤄질 전망이다. 여권을 중심으로 김상조 정책실장도 교체해 청와대 쇄신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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