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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역학회 "신속항원검사 가짜 음성 많다. 사용 제한해야"

중앙일보

입력

한국역학회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를 빠르게 선별하기 위해 도입한 신속항원검사의 정확도가 낮아 한계가 명확하다며 제한된 상황에서만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27일 오후 광주시청 광장에 설치된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는 모습. 뉴스1

한국역학회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를 빠르게 선별하기 위해 도입한 신속항원검사의 정확도가 낮아 한계가 명확하다며 제한된 상황에서만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27일 오후 광주시청 광장에 설치된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는 모습. 뉴스1

한국역학회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속검사 키트 사용을 제한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검사의 정확도가 낮아서 자칫 진짜 환자를 찾아내지 못할 우려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역학회(회장 김동현 한림대 의대 교수)는 27일 입장문을 통해 “코로나 19 검사방법인 신속항원검사에 대한 사회적, 과학적 논란이 일고 방역에 어려움을 주고 있어 학술전문가 단체로서 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제언을 드리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일일 확진자가 1000명 안팎을 기록하며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이어지자 일부 정치권에서 전 국민이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자가진단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누구나 손쉽게 신속진단키트로 1차 자가 검사를 하고 결과에 따라 추가 정밀 검사를 받게 하는 방안을 논의할 시기가 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신속항원검사는 유전자 증폭을 기반으로 한 기존 PCR 검사와 달리 유전자를 제외한 단백질 등을 검출하는 방법으로 추가 장비와 실험실 없이 현장에서 15분 정도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정확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수도권 150곳의 임시선별진료소에서 활용한다.

한국역학회는 “대한진단검사의학회의 신속항원검사 제품 검증 결과에 의하면 제조사가 제시한 성능과 달리 우리나라의 확진자에서 나타나는 바이러스 양의 분포를 고려할 때 민감도는 41.5%로 추정된다”며 “검출 한계보다 바이러스 양이 적은 검체에서 민감도는 11%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민감도는 양성을 양성으로 진단하는 비율을 말하는데, 11%밖에 안 되면 제대로 양성을 찾아내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이러한 결과는 낮은 바이러스 농도를 가진 환자에서는 위음성(거짓 음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며 "확진자를 선별 또는 진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신속항원검사를 활용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같이 전파력이 높은 감염병의 경우 위음성이 많이 나오면 방역에 추가 위험이 될 수 있다. 한국역학회는 신속항원검사는 PCR 검사에 필요한 시간을 기다리기 어려운 긴급한 상황이나 특수한 환경에서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정확한 신속항원검사 외에도 신속분자진단과 같이 검사시간은 단축하며 정확성이 높은 검사도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한국역학회는 3차 대유행을 막기 위해 ▶신속항원검사는 응급실, 요양기관 등 제한적 환경에서 보조적으로 활용할 것 ▶신속항원검사에 대한 과학적 평가 및 지침을 마련할 것 ▶선별 진료소 및 검사 인력 확충 등을 제안했다.

이태윤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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