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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확산에 제조업 전망 3개월만에↓…반도체만 선전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세가 거세지며 풀리는 듯하던 제조업 업황 전망이 3개월 만에 다시 떨어졌다. 다만 반도체는 전 세계적인 수요 회복 기대감에 낙관평가가 전월보다 늘었다.

제조업 전망 PSI 3개월 만에↓

제조업 PSI 지수. 산업연구원

제조업 PSI 지수. 산업연구원

산업연구원이 27일 발표한 ‘전문가 서베이 지수(PSI)’에 따르면 내년 1월 제조업 전체 전망 PSI 지수(117)는 올해 12월(120)보다 소폭 하락했다. 제조업 전망 PSI가 전월과 비교해 떨어진 것은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산업연구원이 에프앤가이드·메트릭스에 의뢰해 만든 PSI 지수는 238개 업종 전문가 171명에게 현재와 미래 업황에 대해 설문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만든다. 각 업종 수요·공급·수익 등 상황을 전문가에게 물은 뒤 응답 결과를 0~200 범위로 집계한다. 지수가 높을수록 업황이 좋다는 뜻으로 100을 넘으면 전월보다 업황이 좋다는 답이 많았다는 얘기다. PSI 지수는 현재 상황을 나타내는 현황 PSI와 미래 전망을 보여주는 전망 PSI로 구분한다.

내년 1월 전망 PSI에서 내수(121→102) 분야는 전월보다 두자릿 수 하락했다. 12월 내수 전망 PSI(121)가 11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급격한 하락이다. 수출(118→109)과 생산(111→107)도 전월 대비 2개월 연속 전망이 나빠졌다. 다만 투자액(96→110)은 12월보다 반등하며 평균치인 100을 상회했다.

내년 전망뿐 아니라 이번 달 제조업 현황 PSI(120)도 11월(133)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특히 내수(112)와 수출(117) 현황 PSI 모두 각각 9개월과 8개월 만에 전월보다 떨어졌다. 모두 코로나19 확산이 절정에 달했던 3~4월 이후 매달 전망이 나아졌지만 분위기가 달라졌다. 생산(123→104)도 전월 대비 두자릿 수 하락하며 4개월 만에 상승세를 멈췄다.

“코로나19 재확산에 제조업도 위축”

제조업 업황에 대한 낙관 평가가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재확산 때문이다. 12월부터 국내외 상황이 나뻐지면서 서비스업보다 비교적 코로나19 영향을 덜 받는 제조업까지 부정적 전망이 많아졌다.

민성환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PSI 지수가 100 이상을 기록하고 있어 전월보다 개선됐다는 응답이 여전히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예전보다 개선됐다는 응답이 적게 나오는 이유는 해외는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19가 재확산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보면 내년 1월 전망 PSI에서 특히 소재(127→107) 분야 감소가 두드러졌다. 겨울임에도 크게 춥지 않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동절기 의류 판매 전망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비(127→122) 분야에서도 전월에 비해 낙관 평가가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전자·통신 분야인 ICT(109→118) 분야에서는 내년 1월 업황 전망이 좋아졌다. 다만 12월 현황 PSI 지수는 ICT(124→120)·장비(130→119)·소재(143→120) 모두 11월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장비는 3개월 만에 하락했고, 소재는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선전은 두드러져…낙관평가↑

업종별 PSI 지수. 산업연구원

업종별 PSI 지수. 산업연구원

ICT 내년 1월 전망 PSI가 좋아진 것은 반도체 선전 때문이다. 반도체는 12월 현황 PSI에서도 6개월 만에 100을 넘어섰고 내년 1월 전망 PSI의 경우 지난 7월 이후 처음 100을 넘어섰다. ‘슈퍼사이클’까지 예상될 정도로 세계적인 반도체 수요 회복 기대감 크기 때문이다. 특히 제조업에서 비중이 큰 반도체 업황이 좋아지면 중·장기적으로 다른 소재·장비 업종 개선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업종들은 여전히 부진했다. 섬유 업종 내년 1월 전망 PSI는 8개월 만에 100 밑으로 떨어졌다. 또 디스플레이와 자동차·가전·화학·철강·섬유 등 경기에 민감한 업종들은 여전히 올해 12월과 비교해 PSI 지수가 하락했다. 12월 현황 PSI 지수에서도 반도체·조선·철강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해 제조업 전반이 위축하는 모습이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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