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임기 말 혹독한 성적표…미국인 절반 "실패한 대통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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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내기 위해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용기에 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내기 위해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용기에 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임기를 한 달도 남기지 않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혹독한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나흘 전 조사에선 "최악 대통령" 응답 42% #"물러나는 대통령에게 이례적 박한 평가"

USA투데이와 서퍽대는 지난 16~20일 미국의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역사가 트럼프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24일(현지시간) 공개한 조사 결과, "실패한 대통령"이라는 응답이 50.1%로 가장 많았다. "위대한 대통령"이라는 답(16.3%)과 "좋은 대통령"이라는 답(13.2%)을 합쳐 긍정적인 응답은 30%에 못 미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업적으로는 경제정책(36%)이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았고, 가장 실패했다고 평가받은 분야는 인종 문제(20%)였다.

2024년 대선 재출마에 대해서도 여론은 우호적이지 않았다. 다음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를 뽑을 것인지 묻는 말에 "뽑겠다"는 응답은 29.5%에 그쳤지만, "뽑지 않겠다"가 55.8%였다.

임기 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는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가운데)이 받았던 평가와 극명하게 대조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0년 아이티 지진피해와 관련한 백악관 발표 자리에 전임 대통령들인 조지 W. 부시(왼쪽),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함께 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임기 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는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가운데)이 받았던 평가와 극명하게 대조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0년 아이티 지진피해와 관련한 백악관 발표 자리에 전임 대통령들인 조지 W. 부시(왼쪽),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함께 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정치매체 더힐은 이번 여론조사가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받은 평가와 상반된다고 보도했다. 4년 전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 50%는 오바마 대통령이 "위대한 대통령" 혹은 "좋은 대통령"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답했다. "실패한 대통령"이 될 거란 응답은 23%에 그쳤다.

이런 여론조사 결과는 나흘 전, 미국인 10명 중 4명이 트럼프 대통령을 "최악의 대통령"으로 꼽은 데 이어 나온 것이다. 폭스뉴스가 진행해 20일 보도한 여론조사였는데 "최악의 대통령 중 한 명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 42%였다. ^"평균 이하의 대통령"이라는 답이 10% ^"평균 정도의 대통령" 8% ^"평균 이상의 대통령" 16%이었고 "최고의 대통령 중 한명"이란 응답은 22%였다.

과거 갤럽이 진행한 비슷한 여론조사에서 가장 박한 평가를 받았던 이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었다. "부정적 평가를 받고 물러날 것"이란 응답이 36%였다. CNN은 미국인들이 보통 물러나는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 편임을 고려할 때 상당히 높은 숫자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동시에 "최고의 대통령"으로 꼽은 비율(22%) 역시 이례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점점 극심해지는 정치적 양극화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지표라는 이야기다. 

USA투데이·서퍽대 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지지 정당별로 크게 엇갈렸다. 민주당 지지자의 87%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패한 대통령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답했지만, 공화당 지지자의 67%는 위대한 대통령 혹은 좋은 대통령이라고 응답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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