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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백신, 40개국 연내 접종 하는데···한국은 "3분기부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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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백신 접종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가디언·마이니치·아랍뉴스 등 외신을 종합해보면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 중이거나 연내 접종을 시작할 계획인 국가만 40개국을 넘어선다. 내년 1~3월 접종 시작 예정인 곳도 현재까지 7개국이다. 첫 테이프를 끊은 화이자 백신의 접종국이 유럽·북미에서 중동·남미·아시아로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 백신. [EPA=연합뉴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 백신. [EPA=연합뉴스]

이처럼 화이자 백신 접종에 탄력이 붙은 건 영국에 이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 사용 승인을 가장 먼저 받으면서다. 화이자 백신은 임상 최종 단계인 3상 시험에서 95%의 효능이 나타났다.

스위스·두바이·멕시코도 접종 #오만·쿠웨이트도 "연내 투약" #1~3월 접종 시작 예정 7개국 #말레이 2월, 뉴질랜드·호주 3월

안정성 면에서도 "기대 이상"이란 평가가 나온다. 접종을 시작한 지 열흘째를 맞는 미국의 경우 이미 100만 회가 투약됐지만 아직까지 접종을 중단할 만한 큰 부작용 사례는 없다.

국가별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 시점(예정 포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국가별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 시점(예정 포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화이자 백신은 지난 8일(현지시간) 영국을 시작으로 미국·캐나다·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카타르·두바이·스위스가 차례로 접종에 돌입했다. 멕시코·칠레·코스타리카는 24일부터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은 이달 27일 동시에 접종을 개시할 전망이다. 오만 역시 27일, 쿠웨이트는 연내 접종 시작을 예고한 상태다.

스위스 루체른에서 23일 화이자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AP=연합뉴스]

스위스 루체른에서 23일 화이자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AP=연합뉴스]

23일 두바이에서 한 시민이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AFP=연합뉴스]

23일 두바이에서 한 시민이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AFP=연합뉴스]

싱가포르는 연내 혹은 내년 1월, 브라질 내년 1월, 아르헨티나 내년 1~3월, 말레이시아 내년 2월, 뉴질랜드·호주 등은 내년 3월부터 접종에 들어갈 예정이다.

각국은 서둘러 화이자 백신 확보에 나섰다. 이미 1억회 분을 확보해 놓은 미국 정부는 23일 화이자로부터 1억회 분(5000만 명분)을 추가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2분기에 7000만 회분, 7월까지 3000만회분을 더 받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국방물자법까지 발동해 화이자에 신속히 원료를 대겠다는 게 미국 정부의 계획이다. 일본은 1억2000만회 분, 영국은 4000만회 분, 멕시코도 3440만회 분을 구매 확정해 놓은 상태다.

멕시코의 국제공항에 23일 화이자 백신 물량이 도착해 정부 관료들이 나가 있다. 이 모습을 취재하려는 취재진도 많이 모여 있다. [AP=연합뉴스]

멕시코의 국제공항에 23일 화이자 백신 물량이 도착해 정부 관료들이 나가 있다. 이 모습을 취재하려는 취재진도 많이 모여 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에서 23일 화이자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에서 23일 화이자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하지만 한국의 화이자 백신 접종은 3분기(7~9월)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정부는 24일 "화이자 백신 1000만 명분을 계약해 내년 3분기부터 국내에 들여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얀센(존슨앤드존슨 계열사) 백신은 600만 명분을 계약해 내년 2분기(4~6월)부터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또 정부는 앞서 계약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00만 명분의 경우 내년 2월 도입이 목표이고, 모더나로부터 확보한 백신 1000만 명분은 내년 1월 중 계약을 마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국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하지만 효과나 안정성 검증에서 선두를 달리는 백신의 도입이 결과적으로 너무 늦어졌다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내년 1~2월이면 다른 나라들의 화이자 백신 접종 결과가 거의 다 나오는데 안전성을 고려했다고 해도, 내년 3월쯤엔 접종할 수 있도록 미리 확보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얀센 백신은 아직 3상을 진행 중이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아직까진 다른 나라에서 사용 승인이 나지 않았다. 현재로썬 이 두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과 비교해 불확실한 것"이라면서 "집단 면역에 도달하는 시점이 다른 나라들보다 늦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집단 면역 달성 시점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면서 "정부가 밝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목표 도입 시점은 내년 2월인데, 우선 승인이 나야 하고 다른 나라에서 접종을 시작한 후 데이터가 쌓이려면 2~3개월은 필요해 일정이 빠듯하다. 접종이 2월부터 가능할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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