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올해 '집콕족', 청소·설거지 자주 했지만 머리는 덜 감았다

중앙일보

입력

올해 생필품이 불티나게 팔리며 물티슈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38% 증가했다. 사진 G마켓

올해 생필품이 불티나게 팔리며 물티슈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38% 증가했다. 사진 G마켓

강남구 역삼동에서 자취하는 직장인 권모(32)씨는 재택근무가 익숙해지면서 어느덧 살림꾼이 됐지만, 샤워 횟수는 현저히 줄었다. 권씨는 “원래 집안 청소를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했는데, 집에만 있다 보니 여기저기 먼지가 눈에 들어와 수시로 물티슈로 닦고 설거지도 매일 한다”며 “반대로 외출을 할 일이 없어 내 몸을 꼼꼼히 씻을 일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워킹맘 김모(34)씨는 재택근무가 길어진 김에 ‘노푸’(No Shampoo)를 시도했다. 샴푸를 사용하지 않고, 물로만 헹구는 샤워다. 김씨는 “평소 화학 제품의 사용을 줄이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사람을 만나는 일을 하다 보니 엄두가 안 났다”며 “집콕하게 된 김에 샴푸 사용을 주 1회로 줄였더니 머릿결이 좋아지고, 숱도 많아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콕족’이 급증하면서, 올해 청소·요리·설거지 등 집안일은 예년보다 늘었지만, 머리는 자주 감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에 오래 머물다 보니 실내 환경은 깨끗하게 유지하되, 외출이 줄어 외모를 가꿀 필요는 없어졌기 때문이다.

생필품 매출 역대 최대…물티슈가 최고

집콕족의 요리 및 설거지 횟수가 늘면서 주방 세제 매출은 25% 늘었다. 사진 G마켓

집콕족의 요리 및 설거지 횟수가 늘면서 주방 세제 매출은 25% 늘었다. 사진 G마켓

e커머스업체 G마켓에 따르면, 올해(1월 1일~ 12월 20일) 생필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 증가해 역대 최대치로 늘어났다. 그중에서도 매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제품은 물티슈로 같은 기간 38% 늘었다. 지난 6년간 평균 매출 증가세(9%)와 비교 4배 많아진 셈이다.

G마켓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그 어느 때보다 위생을 신경 쓰는 소비자가 늘면서, 바닥·테이블·손 등을 간편하게 닦을 수 있는 물티슈의 인기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물티슈 외에도 생수(27%), 주방 세제(25%), 화장지(24%) 등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집에서 요리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하루 세끼와 더불어 아이들 간식까지 챙기다 보면 설거짓거리가 끊임없이 나온다”며 “지난해보다 주방 세제를 두세 배쯤 더 쓴 것 같다”고 말했다.

샴푸·린스 매출 2% 감소  

올해 화장지 매출은 24% 증가한 반면 샴푸·린스 매출은 2% 감소했다. 사진 G마켓

올해 화장지 매출은 24% 증가한 반면 샴푸·린스 매출은 2% 감소했다. 사진 G마켓

반면에 올해 판매가 감소한 생필품도 있다. 샴푸·린스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2% 줄었다. 집콕족의 샤워 횟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피크닉과 야유회 등 외부 활동이 줄면서 일회용 용기 판매도 7% 감소했다.

G마켓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집에서 소모되는 생필품 매출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며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생필품을 온라인에서 주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