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료진 '담배와의 전쟁' 선포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암 전문의들이 담배를 `대량살상무기'(WMD)로 규정, 담뱃세 인상과 간접흡연 규제법 제정 등을 촉구하며 `담배와의 전쟁'을 선언했다고 미국의 CNN 인터넷판이 1일 보도했다.

이들은 이를 위해 지난 달 31일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회의에서 강력한 흡연규제방안을 담은 권고안을 채택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 권고안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담배 1갑 당 2달러의 `흡연세' 부과 ▲미국산 담배 수출에 대한 연방정부의 지원 중단 ▲공공장소에서 간접흡연 규제법 제정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권고안은 이와 함께 세계적으로 담배의 의학적, 사회적, 경제적 영향을 연구하기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도 촉구하고 있다.

폴 번 ASCO 의장이자 콜로라도대 암전문의는 "담배 때문에 매일 1분마다 8명이 죽어가고 있다"면서 "우리들의 궁극적 목표는 담배와 흡연이 없는 세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암으로 숨진 사람들 중 3분의 1은 담배와 관련돼 있으며 이 질병은 여전히 예방할 수 있다"면서 "(담배와 관련해) 숨진 사람들 대부분이 미국산 담배를 피웠기 때문에 미국은 이에 대응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 회의에 제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년 약 1천만명이 담배를 피우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는 흡연인구가 3천만명에 이르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담배 연구 전문가인 리처드 페토 경(卿)도 흡연가의 절반이 결국 흡연 취미 때문에 생명을 잃고 있다는 데이터를 내놓고 있다.

페토 경은 현재 추세대로 간다면 향후 2025년까지 담배와 관련된 사망자 수는 1억5천만명, 2050년에는 3억명, 21세기 말에는 10억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사망자의 70%가 선진국 국민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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