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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설비투자 10년 만에 최악…소비는 정부 지출이 주도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설비투자가 10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특히 반도체·기계 등 주력 제조업의 부진으로 울산과 경기 설비투자가 두 자릿 수 감소했다. 사진은 울산 동구 화정산에서 바라본 미포국가공단 야경. 사진 울산시

지난해 설비투자가 10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특히 반도체·기계 등 주력 제조업의 부진으로 울산과 경기 설비투자가 두 자릿 수 감소했다. 사진은 울산 동구 화정산에서 바라본 미포국가공단 야경. 사진 울산시

지난해 설비투자가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로 주력 산업인 반도체와 전기전자·기계류 업종 투자가 줄었기 때문이다. 관련 업체가 많은 울산·경기 지역은 두 자릿수 투자 감소를 했다.

10년 만 설비투자 최악…울산·경기 두 자릿수↓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19년 지역 소득’을 살펴보면 지난해 전국 설비투자는 2018년과 비교해 7.4% 감소했다. 세계금융위기 영향을 받았던 2009년(-8.2%) 이후 10년 만에 투자 규모를 가장 많이 줄인 것이다.

설비투자 감소는 반도체·기계 등 주력 제조업종 부진 탓이다. 실제 지난해 지역별 설비투자 보면 울산(-24.3%)·충남(-17.3%)·경기(-12.7%)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조선·화학·자동차 업체가 많이 있는 울산은 지난해 선박 물량 감소와 기계류 부진 영향을 받았다. 설비투자 감소 폭으로 보면 2003년(-34.0%) 이후 가장 좋지 않았다. 경기도는 반도체 투자 부진 영향으로 2013년(-13.0%)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투자가 줄었다. 충남도 전기전자 업체 부진의 영향으로 투자가 줄었다.

설비투자뿐 아니라 지난해 건설투자도 전국적(-0.9%)으로 감소했다. 건설 경기가 쪼그라들면서 울산(-22.6%), 경남(-11.9%), 충북(-11.3%) 등 지방을 중심으로 주택건설이 줄어든 탓이다. 또 부동산 규제 영향으로 서울(-1.0%) 건설투자도 2018년에 비해 지난해 역성장했다.

지난해 정부소비 증가 폭 민간 3배↑

지난해 투자는 줄었지만, 전체 소비는 1257조원으로 전년보다 43조원(3.6%) 늘었다. 소비 규모로만 보자면 경기·서울 등 대도시 순으로 컸다. 하지만 2018년과 비교한 소비 증가율로 보면 세종(9.9%)과 제주(4.6%)의 상승 폭이 컸다.

지난해 세종과 제주 소비 증가가 컸던 이유는 정부지출이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전국 민간소비는 1년 전보다 1.9%늘며 전체 소비 증가 폭(3.6%)보다는 작았다. 반면 정부소비는 6.4% 늘어 소비 증가를 주도했다. 증가 비율로만 따지면 민간 소비보다 정부가 3배 이상 컸다.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지출 효과로 소비에서 정부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특히 지난해 정부지출은 세종(11.9%)·제주(9.2%)에서 많이 늘었다.

전국 기준으로 지역내총생산은 1924조원으로 전년보다 21조원(1.1%) 증가했다. 생산 규모도 경기(478조원)·서울(434조원) 등 수도권 위주로 컸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의 지난해 생산은 1001조원으로 전체의 절반이 넘는 52.0%를 기록했다. 다만 비중은 2018년과 비교해 0.2%포인트 떨어졌다. 광역시급 이상 도시 중에서는 세종(12조원)이 지난해 생산 규모가 가장 작았다.

1인당으로 본 지역내총생산은 3721만원으로 전년보다 34만원(0.9%) 소폭 늘었다. 특히 공업지역인 울산(6535만원)·충남(5240만원)과 대도시인 서울(4487만원) 순으로 1인당 총생산 규모가 컸다. 반면 대구(2374만원)·부산(2741만원)·광주(2755만원) 순으로 1인당 평균생산이 낮았다. 특히 대구는 2018년과 비교해 지난해 제조업(-5.6%)에서 두드러진 감소 폭을 보였다.

박소현 통계청 소득통계과 사무관은 “대구는 전기전자 업종에서 일부 업체가 폐업하고 공장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한 탓에 제조업 중심으로 생산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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